매일신문

'현해탄에 핀 매화' 공연

한.일합작 신창극(新昌劇) '현해탄에 핀 매화'(원작 이상희, 연출 정일성)가 10~11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른다.

우리나라의 전통국악 연주와 창, 춤에다 일본국악.무용까지 어우러진 '현해탄에 핀 매화'는 이번 대구월드컵 기념 초청작. 한국과 일본 예술인들이 함께 출연하는 대형 한국전통뮤지컬이다.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를 맞아 가깝고도 먼 한.일 두나라의 국민들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감정을 순화하는무대가 될 것"이라고 공연기획을 맡은 '(사)대한전통예술보존회'측은 밝혔다.

'현해탄에 핀 매화'는 임진왜란 당시 전쟁포로로 잡혀가 쇼군의 스승이 된 조선의 성리학자 이진영의 일대기를 그린 역사실화소설 '波臣의 눈물(이상희 원작)'을 극화했다. 선비의 기개와 애국심, 국경을 초월한 사랑 그리고 한 유학자의 정신이 일본 시대정신으로까지 추앙되기까지의 드라마다.

공연에는 인간문화재 성창순, 안숙선과 광주시립국극단, 국립 창극단 등 국내배우를 비롯, 일본 대표극단 '사계'소속 배우 등 62명이 함께 출연한다. 공연시간은 총 18장(서장 포함)에 전,후막 2시간10분.

성창순씨가 이진영의 늙은 일본인 처 '미야자끼'역을 맡아 과거를 회상하며 탄식의 창을 부르는 것으로 공연 막이 오른다. 국립창극단 왕기철, 광주시립국극단 양신승씨가 이진영으로 열연한다. 안숙선씨는 막과 막 사이에 창을 불러 극 진행의 완급을 조절하고, 해설을 삽입해 흐름을 매끄럽게 하는 '도창'역.

'사계'소속배우 '가이 겐로우'는 일본 연극무대와 NHK TV 대하드라마를 오가며 무게있는 역할을 맡아 폭넓은 지명도를 가진 배우. '현해탄에 핀 매화'에서는 영주의 명령을 어긴 이진영의 목을 베어야한다는 신하들의 성화를 무릅쓰고, 오히려 '시강'(侍講, 선생)으로 추대하는 아량을 보이는 영주 도쿠가와 요치노부(도쿠가와 이에야스의 10번째 아들)역을 맡았다.

특히 '현해탄에 핀 매화'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현재 일본인들의 국민교육헌장격으로 자리잡은 '부모장(父母狀)'의 원작자가 이진영의아들, 이매계라는 점. 막부간 대립의 혼란한 시기에 평화와 국민계몽을 도모한 도쿠가와 요치노부가 이매계로부터 받은 가르침이 담겨있다. 과거 일본인에 대한 긍정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대목.

'현해탄에 핀 매화'는 2일 광주 문화예술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공연을 거쳐 15,16일 서울 KBS홀에서 국내공연 예정. 이어 '현해탄'을건너 21일 동경예술극장과 극의 실제무대가 된 일본 화가산(和歌山)시에서 일본순회공연을 갖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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