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중석 이모저모

'36년만의 복수' 환호

○…잉글랜드-아르헨티나전이 끝나자 세계 주요 외신들은 '달콤한 복수','36년 만의 되갚음', '악몽떨친 베컴 영웅으로' 등의 제목으로 잉글랜드의 승리를 일제히 타전.

BBC방송은 "잉글랜드가 죽음의 F조에서 거대한 한 발짝을 내디뎠다"면서 98프랑스 월드컵 이후 4년간 별러온 아르헨티나에 달콤하고도 짜릿한 복수를 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98년 베컴의 악몽은 이제 끝났다"는 제목으로 당시 퇴장당해 팀에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베컴의 악연이 자신의 활약에 의해 종식됐다면서 악몽에서 벗어난 베컴은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잉글랜드가 자국에서 열린 66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1대0으로 이긴 후 36년 동안이나 갈망해 온 복수의 기쁨을 한없이 누리고 있다면서 런던의 현지 표정을 전했다.

한편 런던에서는 현지 시간으로 낮 12시30분 빅 매치가 시작되자 수 백만명의 시민들이 광장과 술집, 영화관, 상가, 관공서 등에서 함께 중계를 시청했으며 전반 44분 베컴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자 도시 전체가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빡빡머리 주심 눈길

○…역시 그 승부에 그 심판이었다. 이날 주심을 맡은 피엘루이지 콜리나(42.이탈리아.사진)씨는 외계인을 연상시키는 빡빡머리, 움푹 파진 토끼눈으로 독특한 카리스마를 풍기며 경기를 매끄럽게 진행했다.

과격한 몸싸움에 옐로카드가 주어지고 페널티킥까지 선언된 와중에서도 선수 어느 누구도 주심의 판정에 토를 달지 않았다. 때로는 가혹하게 느껴질 정도로 콜리나의 판정은 거침이 없었다.

경기 전 "세계적 관심이 집중된 경기에 주심을 맡게 돼 영광"이라고 했던 콜리나 심판은 "축구에 특별한 경기란 없다"면서 "심판은 원칙대로 규정을 적용하고 실행하면 그만"이라고 자신감을 표출.

FIFA '올해의 심판'에 4번이나 뽑히고 유로 2000에선 최우수 심판에 선정됐던 그는 그라운드 밖에서는 마케팅 전문가로서 사업에도 남다른 수완을 갖고 있는 잘 나가는 '큰 손'이기도 하다.

반칙 41개 몸싸움 격렬

○…잉글랜드-아르헨티나전에서 잉글랜드 21개, 아르헨티나 20개 등 전, 후반 모두 41개의 반칙이 나오는 격렬함을 보였다.

지난 4일 일본과 벨기에가 2대2로 비길 당시 나온 전체 58건의 반칙에 비해서는 적었지만 이날 두 팀은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와 애슐리 콜, 에밀 헤스키(이상 잉글랜드) 등 스타플레이어를 가리지 않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잉글랜드팬 응원 압도

○…이날 경기가 열린 삿포르돔은 일본이 아니라 영국으로 착각하기에 충분했다.4만2천300석 규모의 삿포로돔은 관중석 아래 펜스 한면만 빼고 흰색 바탕에 붉은 십자가가 선명히 새겨진 '세인트 조지의 기(旗)'와 영국 국기 '유니온 잭'으로 뒤덮였다. 이날 열광적인 응원을 보낸 잉글랜드팬들은 무려 1만여명.

농담 삼아 '잉걸랜드송(Ingerland song)'이라고 부르는 잉글랜드 서포터스의 노래가 경기 시작 전부터 울려퍼졌고, 영국 국가가 연주될 때는 선수들과 팬들이 혼연 일체가 돼 따라 불렀다.

경제난 때문에 2천명 밖에 원정오지 못했다는 아르헨티나 팬들도 열심히 북을 치고 응원을 해봤지만 잉글랜드 팬들의 함성에 묻혀버렸고, 이들의 국가가 연주될 때 야유까지 퍼붓는 잉글랜드팬들이 야속해 보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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