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총선 중도우파 압승

지난 80~90년대 중도좌파가 지배했던 프랑스의 정치권력이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우파 수중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9일 총선 1차 투표 종료후 컴퓨터집계 결과 중도우파가 380~450석, 중도좌파가 135~180석, 극우파가 0~2석, 기타 정당이 3, 4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여론조사기관인 소프레스 집계에 따르면 1차투표에서 우파와 좌파는 각각 44%, 37%의 지지율을 획득하고 극우파는 13%, 극좌파는 2.7%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이번 1차투표의 기권율은 35.5~36.6%로 총선 사상 최저였다.

극우파는 13% 내외의 득표로 지난 4~5월 실시된 대선 1, 2차투표 때보다 지지율이 내려갔으며 일부 후보들이 2차 투표에 진출하더라도 중도 우파나 좌파를 이길 확률은 거의 없어 실제 의원 당선자는 많아도 2, 3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프랑스는 1차투표 결과 유권자로부터 12.5% 이상의 지지율을 획득한 후보자들만을 대상으로 오는 16일 2차투표를 실시해 최다 득표자 1명을 임기 5년의 하원의원으로 선출한다.

우파의 총선 승리는 1차투표 결과가 워낙 압도적이어서 2차투표 이전에 이미 확정적인 것으로 보이며 우파는 2차 투표 후 과반의석 확보에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지난달 대선에서 시라크 대통령이 80% 가량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재선된 데 이어 그가 이끄는 중도우파가 하원까지 장악해 대통령, 내각, 하원 등 프랑스의 최고 정치 기구는 모두 중도 우파의 수중으로 들어가게 됐다.

지난 81년 좌파인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좌파가 대통령직과 하원을 모두 우파에게 빼앗긴 적은 지난 95년부터 97년까지 2년여밖에 되지 않는다.

집권당이었던 사회당 등 좌파는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가 대선 1차투표에서 극우파인 장 마리 르펜 국민전선(FN) 당수에게 어이없이 패배한 후 지도력 결여, 정체성 상실, 선거전략 부재로 일찌감치 패배가 예상됐다.

하원의원 577명을 선출하는 이번 프랑스 총선에선 사상 최대규모인 8천400여명이 입후보해 선거구당 평균 1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