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온국민 하나되는 날

긴장과 설렘의 날이 밝았다. 한국과 미국이 16강 진출이라는 절체절명의 고비에서 만나 한판을 겨루는 날이다.

월드컵 D조에서각각 1승씩을 올린 양팀이 10일 오후 '달구벌대첩'에서 사력을 다한 운명의 한판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시합을 위해 전국 초.중.고가단축수업을 하나 하면 대부분의 기업들도 휴업하거나 조업단축을 실시한다. 그야말로 전국민이 하나 되는 한마음의 날이 된 것이다.

대구는 완전 축제 분위기다. 붉은악마 응원복 색깔이 거리를 뒤덮고 미국 성조기 등 32개국의 국기가 한점 훼손없이 게양돼있다. 이미 6일, 8일 대구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우리국민들이 보인 응원이나 관전 문화는 나무랄데 없이 질서정연했었다.

외국인에게 보인 친절한 안내 등 시민 의식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결코 손색이 없을 정도로 산뜻하고 상쾌한 월드컵 축제가 이어지고 있다. 뜨거운 열정은 가졌으되 결코 감정으로 빗나가지 않는 성숙한 자세의 유지로 품격있는 시민들의 모습이었다.

어느 운동경기이건 스포츠에서 페어 풀레이는 선수들만의 몫이 아니라고 본다. 시민들의 몫이 선수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우리의 붉은 악마는 이 점에서 세계적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는 훌륭한 12번째의 선수를 갖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국민의 기대도 크다.그러나 세계 여러 곳에서 그랬듯이 스포츠에 정치가 끼어들면 스포츠로서의 가치를 잃는다. 스포츠정신의 실종이 아닌가. 이번 월드컵은 일본과 공동개최다.

따라서 모든 것이 비교가 된다. 순수해야할 스포츠에서 정치적인 구호나 선동이 나돌면 지금까지 쌓아올린주최국의 품위도 일순간에 무너질 것이다. 국가 이미지가 크게 손상을 입어 결국 국가경쟁력도 문제가 생길 것은 뻔하다.

경기장응원은 물론 길거리 응원에서도 우리는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지 않는가. 응원도 이기고 시합도 이기는 성숙된 국민적 자세를 보이자.떳떳한 16강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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