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워킹우먼-변리사 안경주.김경미씨

안경주(38), 김경미(36) 변리사. 대구에 단 두사람 뿐인 여성 변리사다. 평범한 주부에게는 좀 낯선 직업인 변리사는 '기술을 권리로 만드는 사람'. 말하자면 개인이나 기업의 발명품이 특허권이라는 배타적 독점권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전문인이다.

안경주씨가 변리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도쿄(東京)무역관에 근무하던 시절. 당시 일본은 미국과 특허전쟁을 치르고 있었다.양국의 치열한 특허 전쟁을 지켜보면서 그녀는 일본의 경제적, 기술적 성공 뒤에 특허전략이 있음을 알았다.

김경미씨는 변리사가 되기 전 제일모직 섬유연구소에 근무했다. 그 시절 새 기술을 개발해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힘든 일인가를 알았다. 그 눈물겨운성과물을 제대로 보호하고 싶어 공부를 시작했다.

똑같은 변리사이지만 두 사람은 다른 장점을 가졌다. 경영학과 출신인 안경주 변리사는 브랜드와 산업 디자인 분야를 주로 담당한다. 염색공학과 출신인 김 변리사는 화학, 섬유 분야를 전문적으로 맡고 있다.

두 변리사는 애써 개발한 기술에 특허권을 부여하게 됐을 때 그 기쁨은 설명하기 힘들만큼 크다고 말한다. 그러나 맥빠지는 경우도 많다. 안타까운 얼굴로매달리던 사람들도 막상 일이 잘 해결된 후에는 모른 척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리사는 물질적 보람보다 정신적 만족감을 먹고 사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대구에는 약 20개의 특허 사무실이 있지만 전문 변리사 사무실은 5개 내외. 나머지는 변호사가 겸업하는 실정이다. 그래서 조금 힘든 일은 서울로 보내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특히 외국이 관계된 섭외사건(해외사건)은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잦다. 안 변리사는 그런 업무엔 해외 출장도 마다않는다.좋은 기술은 좋은 특허, 돈 버는 특허가 돼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졌기 때문이다.

"특허등록증이 있다고 기업이 돈을 버는 것은 아닙니다. 특허를 획득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잘 활용하는 것이죠". 그래서 기업체의 기술관련 담당자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일은 두 변리사의 일상이다.

안 변리사는 대구테크노파크, 중소기업청, 대구상공회의소, 선린대, 대구보건대 등의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변리사라는 다소 낯선 직업을 가진 두 여성의 취미는 독서. 두 사람은 책에서 인류의 위대한 유산과 만나는 것이 즐겁다고 말한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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