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람객 2만여명 절반의 성공 거뒀다

대구 최초의 아트페어(미술견본시장)인 '대구아트엑스포2002'가 10일 끝났다. 이번 행사는 지역 미술시장의 가능성과 향후 아트페어 지속 여부를 내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결론적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둔 행사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관객 동원은 크게 성공했지만, 작품 판매는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 12일간의 전시기간 동안 모두 2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대구문화예술회관을 찾았다.

대구아트엑스포 사무국은 평일에는 1천500명 안팎,주말에는 3천500∼4천명의 관람객이 아트페어를 관람한 것으로 집계했다.

실제로 주말 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는 가족단위 시민들의 발길이 줄을 이어 혼잡함을 느낄 정도였다.

엑스포사무국 관계자는 "서울의 화랑미술제, 마니프 등 유명 아트페어는 말할 것도 없고, 이제까지 대구에서 열린 미술전시회에이같은 숫자의 관람객이 찾은 적이 없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아트엑스포는 전국 53개화랑에서 120여 유명.중진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에서 '좋은 전시회에는 그만한 관객이 몰려온다'는 통설을 입증한 것이다.

문제는 작품 판매가 부진했다는 점이다. 대구 화랑들은 고정 고객들을 통해 체면치레를 했지만, 서울 부산 등 외지화랑은 작품을 거의 팔지 못했다. 소품은 몇점 판매됐지만, 고가작품(호당 30만∼50만원)은 아예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서울의 한 화랑관계자는 "구경꾼은 많아도 구매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면서 "이런분위기에서 내년에 다시 대구 아트페어가 열린다면 참가하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수(맥향화랑 대표)대구아트엑스포 운영위원은 "지역 미술시장의 침체가 이번 아트페어에 그대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대구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외지 화랑들의 작품을 구입해주는 협력관계를 구축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이번 아트엑스포는 매끈한 운영과 다양한 기획으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각 부스에서 작품을 판매되는 아트페어와 '대구미술3인 회고전(주경 최근배 장석수)' '평론가선정 주목작가 5인전(김기수 서진국 손성완 이명기 이문형)'이 함께 열려 상업성과 예술성을 조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봉산동'과 '비봉산동'으로 나뉘어져 있던 화랑 관계자들이 단합해 별 무리없이 행사를 진행했다는 것도 돋보이는 점이다. 내년 8월 대구유니버시아드에 맞춰 또다시 아트페어를 준비하고 있는 대구 화랑관계자들로서는 이번 아트엑스포가 타산지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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