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택·상가 곳곳 태극기 의사들도 붉은 유니폼

○…학교 휴업으로 월드컵 현장 응원기회를 얻은 이미라(17.경상여고 2년)양은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친구 8명과 10일 오전 6시 일찌감치 국채보상공원에 도착했다"며 "학교 다닐때도 이렇게 일찍 일어난 적은 없다"고. 수업을 한 일부 학교도 이날 학생들이 붉은 색 티셔츠를 입는 것을 허용했다.

○…10일 대구 도심은 온통 붉은 물결의 행진이었다. 동대구역, 공항, 고속버스터미널에는 붉은 옷을 입은 전국 축구팬들의 모습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고 경북대 등 대학가도 붉은 유니폼을 입은 열성 축구팬들로 넘쳐났다. 최승룡(25.경북대 토목공학과 4년)씨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한국팀 경기를 지켜볼 수 있는 학교 전산소 세미나실은 이른 아침부터 북새통을 이뤘다"고 말했다.

○…대형 벽걸이 TV가 설치된 대구시내 각 구청 민원실에서도 한국 대표팀 승리를 기원. 달서구청 민원실 경우 직원 10여명이 붉은 유니폼을 입고 이날 하루 근무를 하고 다른 구청들도 민원인들을 위해 민원실에 설치된 대형 TV를 점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김선호(59) 달서구청 행정지원국장은 "지난 4일 한국 대 폴란드 전에서도 대형 TV를 통해 시민들과 공무원이 함께 대표팀 승리를 기원했다"며 "월드컵이 공무원과 시민들의 거리감을 좁히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마디.

○…병원에서도 의사, 간호사, 환자들이 월드컵을 함께 했다. 대구 가톨릭대학 병원은 이날 오후 병원내 7층 대강당에서 병원직원과 환자 700여명이 모여 한국팀을 응원했다. 조성경(57) 마취과 교수는 "일부 의사들도 대표팀 붉은 유니폼을 입었다"며 "이날 하루만은 권위적인 모습에서 탈피, 환자들에게 좀더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대구 시내 주요 상가, 주택, 아파트 단지에는 태극기 행진이 벌어졌다. 수성구 범물동 아파트 단지 일대는 집집마다 태극기가 게양돼 장관을 연출. 이청기(62.수성구 황금동)씨는 "아침운동을 나가기 전에 일어나자마자 태극기부터 달았다"며 "이웃 모두 태극기를 게양, 마치 국경일을 연상케 했다"고 말했다.

○…달서구 장기동 먹을거리골목 상가번영회 120여명은 10일 붉은 티셔츠로 갈아입고 대표팀 승리를 기원하는 풍물공연을 벌였다. 허노수(45) 번영회장은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상가내 전 업소를 돌아다니며 꽹과리, 북 등을 동원, 대표팀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한바탕 풍물 굿을 했다"며 "경기결과에 상관없이 이날 하루 술을 공짜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 차량등록사업소는 월드컵 한-미전이 열리는 10일 전직원이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근무했다. 14일 인천서 열리는 대포르투갈전 등 한국 경기가 있는 날마다 계속 착용할 예정이다.

또 차량등록사업소는 월드컵 개막일인 지난달 31일부터 매일 월드컵 응원 로고송을 구내방송을 통해 내보내고 있어 민원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한미군철수 국민운동본부 소속 회원 10여명은 이날 동대구역과 남부정류장,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두류공원 관광정보센터 등 많은 시민들이 몰린 시내 요지와 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단체는 미국에서 의문사한 고 박춘희씨와 윤금이.전동록씨 사망사건 전모를 밝힐 것을 주한미군측에 촉구하는 내용이 기록된 피켓을 들고나와 눈길을 끌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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