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전에서 비긴 한국 선수들은 경기장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지나는 동안 침통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후반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킨 안정환을 비롯한 대부분 한국선수들은 자유취재가 허용된 믹스트존을 지나는 동안 기자들의 취재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고 바쁘게 경기장을 떠나 마치 대패한 선수들을 연상케 했다.
한편 전반 38분만에 이천수와 교체돼 나간 박지성은 발목에 압박붕대를 감은 채'접질렀어요'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믹스트존을떠났고 한 참이 지나서야 김남일만이 인터뷰에 응해 선수들을 기다리던 내외신 취재진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미드필드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김남일은 안정환의 '쇼트트랙 세리머니'에 대해 "예전에 우스갯소리로 한번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정환이 형이 실행했다"고 털어놨다.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김남일은 "첫 골도 뒤에서 치고 나온 매시스를 못막아 내줬다. 이것만 제외하면 수비는 잘됐는데 이길 수 있었던 게임을 놓쳐서 아쉽다"면서 승점 1을 추가한 것에 만족하지 못했다.
"미국이 폴란드보다 조직력과 스피드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났다"는 김남일은 "특히 맥브라이드와 도너번을 막는데 애먹었다"고 털어놨다.포르투갈전에서 루이스 피구를 전담 수비할 특명을 받은 그는 "솔직히 걱정이 되는게 사실이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맞붙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황선홍은 "선취골을 내준 뒤 한국선수들이 마음이 급하다보니 경기가 잘 안 풀렸다"고 분석했다.부상을 딛고 선발출장했다가 후반 10분 안정환과 교체아웃된 황선홍은 "비가 내렸기 때문에 처음에는 볼이 잘 구르다가 나중에는잘 구르지 않았다"며 잔디 적응이어려웠다는 사실을 털어 놓은 뒤 "그러나 경기가 잘 안 풀린 이유는 선취골을 내준뒤 서둘렀던 게 더 크다"고 말했다.
○…경기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을 기회를 아쉽게 무산시킨 최용수는 "열심히 했는데 아쉽다"고 한마디. 후반 24분 유상철과 교체투입됐다가 45분 이을용의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골로 연결하지 못한 최용수는 "평가전에 자주 나서지 못해 경기감각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연습을 열심히 하면서 준비했는데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해 아쉽다"며 머리를 떨궜다.
○…미국과의 경기에서 1대1로 아쉽게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 대표팀은 예상밖의 결과라는 듯 굳은 표정으로 숙소인경주현대호텔에 도착했다.
오후 7시쯤 호텔 직원과 팬 등 100여명의 환영을 받으며 호텔에 도착한 대표팀 선수들은 취재진들의 질문에 아무 대답없이 곧바로 숙소로 올라갔다.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은 숙소에서 샤워를 하거나 비지니스센터에서 경기결과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대표팀은 당초 미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호텔에서 가질 계획이던 축하파티도 취소하고 포르투갈과 폴란드전을 시청하며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과 동행하지 않았다.
○…2002 한일국민교류의 해를 맞아 양국 친선사절로 임명된 영화배우 김윤진씨와 일본측 후지와라 노리카씨가 10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미국전을 함께 관전. 두 사람은 붉은 악마를 상징하는 빨간 T셔츠를 나란히 입고 신나게 북을 두드리며 한국팀에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후지와라씨는 악천후로 비행기 도착이 지연돼 후반전부터 관전했으나 한국 서포터스와 함께 즐겁게 응원에 열중했다. 두 사람은 일본이 역사적인 월드컵 첫승을 올린 9일 러시아전에서도 공동응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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