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미전 경기 이모저모

◈'멋진경기'양국 응원단 기념촬영

○…10일 한.미전이 벌어진 대구는 월드컵경기장은 물론 대구 도심 전체가 붉은 색 일색이었다. 시민들은 유니폼뿐 만 아니라 모든 패션을 붉은 색으로 통일했다. 두건, 모자, 양말에서부터 양산, 부채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붉은색이었다.또 월드컵경기장 동편 공식후원업체 전용광장에서도 코카콜라, 도시바, JVC, 버드와이저 등 모든 후원업체가 빨간색 부스를 설치,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수성구 만촌네거리에서 경기장부근에 이르는 1km 도로변에서 수십장의 태극기가 사라지는 등 도로변 가로등에 월드컵 배너기와 함께달린 태극기가 경기장 응원용으로 무더기 도둑을 당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서로 무등을 태워가며 가로등 2m 높이에 달린 태극기를 떼 갔기 때문"이라며 "소행은 괘씸(?)하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을 생각해서 이번 한번만은 특별히 문제삼지 않겠다"고 일침.

○…이날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는 우려했던 미국 응원단과 붉은악마의 충돌은 없었다. 오히려 서로의 선전을 기원하며 함께 어울려 기념사진을찍는 모습이 잇따라 눈에 띄었다. 성조기 치마를 입고 붉은악마에게 기념사진 요청을 한 미국인 줄리아(32)씨는 "폴란드전에서의 붉은악마 응원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한국팀과 미국팀 모두 16강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꺼이 사진촬영에 응한 붉은악마 이규원(21.수성구 범어동)씨도"반미감정은 가슴에 묻고 나왔다"며 "스포츠는 단지 스포츠일 뿐"이라고 맞받았다.

○…이날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는 미국 응원단 3천여명도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특히 남쪽 S1 출입구에 자리잡은 200여명의 미국판 붉은악마'샘스아미(Sam's Army)'는 대형 성조기 등을 동원한 조직적 응원으로 붉은악마에 맞섰다.

샘스아미는 붉은악마처럼 축구를 좋아하는 미국 사람들이 대표팀을 지원하는 비공식적 서포터스 모임. 샘은 철수나 영희처럼 미국 또는 미국인을 대표하는대표적 이름이며 군대(Army)는 강렬한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 붙인 이름.

미국 응원단도 붉은악마를 비롯한 한국 응원단에 감탄. 미국팀을 응원하러 대구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미국인 커니 커밍햄(28·네바다)씨는 "믿을 수 없다.이렇게 열정적인 응원단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10일 대구 월드컵 경기장에는 대표팀 붉은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들도 잇따라 눈에 띄여 화제. 미국인이면서도 한국을 응원하기 위해 붉은색 옷을입었다는 도로시 섀넌(21)씨는 "한국이 더 강하다. 오늘 경기는 2 대 1로 한국이 승리할 것"이라며 '빅토리 코리아'를 연호했다. 일본인 에리 히로코(27·회사원· 시즈오카)씨도 "한국선수 유상철을 보기위해 휴가까지 냈다"며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장 동문밖 벽천폭포에는 경기장 출입을 하지 못한 1천여명의 축구팬들이 운집. 경기장내 대형전광판이 폭포에서 보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삽시간에 수많은 팬들이 몰려 든 것. 팬들은 경기장내 '붉은악마'의 응원에 함께 호응하면서 열띤 응원을 펼쳤다. 또 TV가 설치된 임시파출소와 종합정보센터 등에도 경기장에 들어갈 수는 없지만 생생한 현장 열기를 느끼려는 500~600명의 시민이 모였다.

○…경기장 서문앞 문화행사장 '페이스 페인팅'코너에는 입으로 '페이스 페인팅'을 해주는 화가가 있어 화제. 축구선수로 활동하다 고교 2년때 부상으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입은 박정(29·대구대 회화과 1년)씨가 그 주인공. 박씨는 "우리 대표선수 중 이을용 선수가 중학교 후배, 유상철 선수가 고교 선배라며 경기장 앞에서 마음으로나마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이런 행사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하룻밤을 꼬박 새우고도 입장권을 구입하지 못한 시민 30여명은 10일 월드컵경기장 서쪽 1 출입문에서 침묵시위. 이들은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가 10일 오전 6시부터 바이롬사로부터 넘겨받은 해외미판매분 3천600장과 시야 장애석 3천400장 등 모두 7천28장을 판매한다고 밝혔지만 이날 실제 판매량은 5천장도 안된다"고 항의.

한 시민은 "조직위는 시민들 팔목에 번호를 새겨 경기장에 먼저 온 시민들부터 입장권을 판매했지만 2천500여번 이후부터는 입장권 판매가 완전 중단됐다"며"1인당 2매 이상 살 수 없도록 했는데 어떻게 이런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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