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생생하게 각인되고 있는 '월드컵 축구 이변'은 뭐니해도 북한이 이탈리아를 꺾은 일일 게다.지난 66년 잉글랜드대회에서 당시 세계최강이라는 이탈리아를 격파해 세계가 경악, 그 자체였다. 월드컵 3대 이변으로 친다.
이와 함께 82년 알제리가 서독을 2대1로 제친 것과 50년 브라질대회서 미국이 잉글랜드를 1대0으로 침몰시킨 것도 3대이변으로 꼽는다.이 중에서 최대이변은 축구 종가(宗家) 잉글랜드가 미국에 굴복한 것이라고 한다. 현장을 목격하지 않은 사람은 믿지를 못했다. 오죽했으면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잉글랜드가 미국에 10대0으로 이겼다고 보도하는 해프닝도 벌어질 정도였다.
▲축구공은 역시 둥글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던 프랑스와 아르헨티나가 2002 한.일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했다. 스포츠에서 절대강자가 없는 것이라 해도 세계 랭킹1.2위 축구팀의 초반 추락은 예상을 못했었다. 프랑스의 전적은바로 치욕이 아닌가 싶다.
지난 30년 우루과이에서 첫 월드컵이 열린 이래 올해까지 17회의 대회가 열린동안 전(前)대회 우승팀이 예선에서 탈락한 일은 이번 프랑스를 포함해 3차례뿐이다. 더욱 치욕스러운 것은 예선3차례 경기서 1골도 넣지 못했다. 이로써 전대회 우승팀이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예선탈락한 첫국가로 기록되는 쓰디쓴 수모를 함께 당한 것이다.
▲이런 의외성(意外性)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축구의 세계화를 든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절대약자가 없는 대회'다. 세네갈이 프랑스를 치고 나오고 한국이 폴란드를 꺾은 것은 축구 세계화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남미.아프리카 선수들의 유럽진출, 우수감독의 수입 등 교류가 활발해 축구전술, 경기 스타일이 다양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대회 공인구(公認球)의 영향도 있다고 한다. 98년 프랑스월드컵때의 '트리콜로'보다 이번 대회의 '피바노바'가 반발력과 탄성이 더 뛰어나고 더 빨리 굴러가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결국 이 공에 대한 적응속도가 승부를 갈랐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스포츠 육성을 국가정책으로 삼은 세계적인 흐름이 축구 발전을 가져왔다.엄청난 경제적 효과가 선진축구에 대한 투지를 늘렸고 따라서 '세계 축구 평준화'는 예정된 코스였는지도 모른다.
▲한국 축구역사를 새롭게 작성할 대(對) 포르투갈전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14일 인천에서 열리는 이 한판이 한국축구의 명운(命運)을 결정지을 것이다. 지금 상승무드를 타고 있는 포르투갈의 전력으로 보면 결코 한국축구팀에 만만한 팀이 아니다.1승1패인 포르투갈이 16강에 진출하려면 한국팀을 제물(祭物)로 삼아야 가능하다.
포르투갈의 작전에는 무승부는 생각밖의 일이다. '한국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투지를 한국팀의 스피드와 측면돌파, 압박으로 잠재울 비책(秘策)에 대한 기대는 타는 목마름이다. 한국축구가 엮어내는 '이변'이 인천에서 꼭 일어날 수 있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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