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선거 정국 갈림길

연말 대선의 전초전 격으로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는 정치권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각 당의 성적표에 따라 그 파장은 달라질 수있으나 당내 역학구도와 정계개편 움직임, 후반기 국회원구성 협상, 8.8 국회의원 재.보선 및 연말 대선 정국 등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수도권과 충청권이 최대 승부처로 부각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 98년 선거에서 민주당과 자민련이 공조한 가운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각각 서울 및 경기, 인천을 차지했던 반면 한나라당은 전무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각종 판세분석에선 한나라당이 경기와 인천에서 우세하고 서울에선 민주당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한나라당의 우세가 현실화할 경우 특히 민주당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비주류 측에서 한화갑 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인책론과 대대적인 당직 개편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 이에 맞서 지도부 측은 당 쇄신론 등을 통해 국면전환을 기도하게 될 것인 만큼 양측간 힘겨루기가 뜨거워질 전망이다.

노무현 대선후보 역시 '선거후 재신임' 공약, 그리고 '노풍'이 가라앉은 상황 등과 맞물려 후보교체론에 휩싸일 수 있다.

이처럼 당내 논란이 계속 확산될 경우 일대 위기상황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이 과정에서 노 후보를 중심으로한 제 2의 창당, 즉 정계개편을 모색할 수도 있다.

물론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만이라도 이기게 된다면 수도권에서 어느 정도 지지기반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는 측면에서현 체제 중심으로 당을 조기 수습한 뒤 재.보선 및 대선정국에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예상대로 압승할 경우 정국 주도권을 강화, 원구성 문제 등에서 더욱 공세로 나설 수 있다. 연말 대선을 의식, 수차례 공언했던대로 DJ 아들 및 친.인척의 권력형 비리 의혹을 둘러싼 국정조사와 TV청문회 실시를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당초 기대했던 만큼 낙승하지 못할 경우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 이를 수습하는과정에서 지도부 인책론은 물론 당내 소장.개혁파들에 의해 또 다시 보.혁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자민련의 경우 텃밭인 충청권을 한나라당 측에 잠식당하고 있어 당의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당초 예상대로 충남지사 자리를 차지한다고 해도 한나라당과 접전을 벌였던 대전시장 선거에서 패한다면 일대 위기에 처할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자민련내 의원들의 동요가 더욱 확산되고 이들 대부분은 성향상 한나라당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결국 한나라당 중심의 '역 정계개편' 동인으로 작용하게 되는 셈이다.

물론 김종필 총재로선 이같은 상황에 맞서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와 민주당 이인제 의원, 무수속의 정몽준 의원등과의 연대를 통해 활로 모색에 안간힘을 쏟게될 것으로 보인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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