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ABM협정 공식탈퇴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이 13일 미국의 공식 탈퇴 선언으로 영구 폐기된다.ABM협정은 미국과 옛 소련이 1972년에 체결해 지난 30년 동안 양국간 핵 균형을 유지하고 다른 나라들의 핵 보유 열망에 강력한 억지력을 행사해왔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협정의 한 당사자가 사전 통고로 탈퇴할 수 있도록 한 조항에 따라 6개월전 러시아측에 이를 통고했었다.

이로써 미국은 ABM협정에서 금지하고 있던 미사일방어(MD)체제를 정식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ABM 협정은 해상과 우주에서 MD체제 구축을 전면 금지하고 지상에서도 한정된 곳에서만 이를 허용하고 있다.

미국은 오는 15일 알래스카주 델타 정션에서 640억달러가 투입되는 MD체제 실험장 기공식을 가지면서 요격미사일 기지건설을 위한 기초공사에 착수키로 하는 등 ABM탈퇴 이후 미사일 방어망 구축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ABM조약 당사국인 러시아는 물론 중국 등 주변국가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우리는 우리 국민과 우방을 방어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ABM협정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과 미국 의회내 그의 지지자들은 미국과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국가(옛 소련)간에 체결된 ABM협정은 오래 전 유용성을 상실했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국제사회와 많은 미국 의원들, 무기통제 지지자들 등은 ABM협정의 존속을 주장해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외무장관들도 최근까지 "이 협정은 전략적 안정의 초석"이라고 강조했으며 많은 유럽인들은 아직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

대릴 킴볼 군비통제협회 사무국장은 "현 단계에서 ABM협정 탈퇴는 신중하지 않으며 필요하지도 않은 것 같다"고 비판하고 "MD체제는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가능성이 낮은 위협으로 간주되는 문제에 대처할만한 방법이 못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하원 의원 31명은 지난 11일 워싱턴 연방지법에 부시 행정부가 취한 ABM협정 탈퇴 결정의 위헌 여부를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31명중 한명인 데니스 쿠시니치 의원은 "이 협정이 지난 30년간 세계 안보에 기여해왔다"고 주장했다.

정리=조영창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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