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시간 및 인력을 줄이기 위해 중앙선관위가 6·13 지방선거에 처음 도입한 전자개표기가 잦은 고장을 일으켜 오히려 개표시간이 더 길어지는 등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구 개표소에 배치된 대당 450만원 상당의 전자개표기는 모두 29대로 시간당 1만3천200장의 투표용지를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개표과정에서 전자개표기가 투표용지를 제대로 읽지 못해 1~2시간당 수백장씩이 '미분류용지'로 분류되는 바람에 개표원들이 다시 수작업으로 일일이 투표용지를 확인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대구시 서구 평리초등학교에 설치된 3대의 전자개표기 경우 입력한 투표용지 숫자와 출력된 용지 숫자가 일치하지 않아 개표원들이 곤욕을 치렀다.
이날 개표원으로 참가한 서구청 한 관계자는 "기계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개표를 시작한 선관위를 이해할 수 없다"며 "반으로 접혀져 있는 투표용지를 일일이 다시 펴서 개표기 투입구에 집어 넣는 일도 수작업보다 훨씬 더 불편했다"고 말했다.
대구시 수성구 정화여고 체육관에 마련된 수성구 제1개표소에서도 전자개표기로 인한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이처럼 잦은 고장으로 개표작업이 늦어지자 서구선관위는 14일 0시부터 100여명의 개표원들을 추가로 투입, 수작업으로 투표함을 개표하는 촌극까지 벌였다.
모 구청장 후보측 관계자는 "주먹구구식 개표작업은 인정할 수 없다"며 "시간에 쫓겨 대충대충 개표한 투표용지는 정밀 재검표 작업을 벌여야 한다"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선관위 관계자는 "전자개표기의 잦은 고장은 기계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개표원들의 기계 사용 미숙 때문"이라며 "다음 선거때는 충분한 교육을 실시, 개표시간을 최소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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