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유럽팀 궤멸

마지막 자존심인 크로아티아마저 에콰도르에 져 16강이 좌절되면서 동유럽 축구가 사실상 전멸해버렸다. 러시아를 동유럽에 포함시킨다고 해도 역시 탈락이 우려되는 상황.

유고슬라비아,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보스니아 등이 모두 유럽 예선에서 탈락했으며 본선에 오른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도 심한 부진을 보인 끝에 참담한 성적에 그쳤다.

본선 무대를 처음 밟은 슬로베니아는 1승도 올리지 못했고 크로아티아는 첫 경기에서 이길 것으로 봤던 멕시코에 일격을 당한 뒤 이탈리아를 꺾고 저력을 발휘하는가 했으나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에콰도르에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특히 크로아티아는 '98프랑스월드컵에 첫 출전, 4강 신화를 이뤄내고도 이번 대회 '젊은 피' 수혈에 실패, 쓸쓸히 퇴장해야만 했다.

13일 요코하마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G조 에콰도르와의 경기에서 크로아티아는 체력과 스피드의 한계를 절감한 채 무릎을 꿇었다.

1승1패로 이탈리아와 동률이었지만 골득실에서 1골 차로 뒤졌던 크로아티아는 가능한 크게 이겨야16강이 가능했지만 이기기는 커녕 비기지도 못해 고국팬들을 실망시켰다.

지난 월드컵 득점왕 다보르 슈케르는 끝내 나오지 못했고 33살인 플레이메이커 로베르트 프로시네치키와 35살의 즈보니미르솔도는 부상으로 벤치를 지켰다. 주장인 로베르트 야르니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이탈리아 경기에서 1골을 잡아낸 이비카 올리치와 알렌복시치 투톱도 무기력했다.

가끔씩 위협적인 슈팅을 터뜨린 복시치를 앞세워 그나마 전반 중반까지는 우위를 점하는가 했으나 이후 에콰도르의 빠른 공격에밀리기 시작했고 결국 후반 들어 골까지 내주면서 크로아티아의 한계는 드러나기 시작했다.

결국 예전 맹위를 떨쳤던 '힘과 스피드'를 잃고 무기력한 경기로 일관한 끝에 골을 얻는 데 실패한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4년전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지치고 늙은 몸'을 이끌고 쓸쓸히 경기장을 떠나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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