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재용 대구시장 후보의 39%의 득표율은 한나라당 텃밭에서 '이변'에 가까운 성과라 할 수 있다. 관록과 조직·자금력의 열세속에 지역정서와 맞서 5천명에 가까운 무급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 후보조차 "처음에는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아니냐는 염려도 많았지만 거리 곳곳을 누비며 대구의 변화를 염원하는 많은 시민들을 만나면서 과분한 애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물론 1 대1 맞대결 구도의 이점도 누렸지만 '대구의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라는 슬로건이 젊은 유권자 사이에 바람을 일으켰고 '40대 시장후보'라는 젊은 이미지가 먹혀들었지 않았냐는 것이다.
이 후보는 "사실 무소속이라는 한계를 뚫기 힘들었다"고 토로했고 변화를 바라는 몸짓을 체감하면서도 지역정서를 돌파하는 파괴력에서는 전력과 전술 모두 한계를 느꼈다는 점도 시인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선거 방식이 시민들의 변화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미흡했다는 비판적인 지적도 만만찮다. 상대 후보의 병역·재산 의혹을 지나치게 물고 늘어지면서 선거판을 네거티브 패턴으로 몰아갔으며 결과적으로 개혁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도 "모두 내 탓이다.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에게 비전과 신뢰를 주지 못한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선거를 마치면서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게 됐다"며 "시민들의 기대와 희망을 실현하는데 미약한 힘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2004년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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