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외교관 폭행한 중국의 만행

어제 중국 보안요원들이 베이징의 한국총영사관에 침입, 망명을 요청하러온 탈북자를 강제연행하고 이를 따지는 우리외교관들에게 중국경찰이 폭력까지 휘두른 것은 실로 한국에 대한 주권모독이자 주권침해의 만행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이 사태를 보는 한국민의 마음은 분노로 속이 터지는 심정 그것일 터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야 할 국제적 '룰'을 무시한채 이웃나라 외교관들을 멱살잡이 폭행하고외국공관에 들어온 탈북자를 개끌듯 끌고가다니 중국이 지금 제정신이 있는 나라인가? 상대가 미국이나 일본.러시아 같은 강대국이었다면 이런 '깡패행동'을 할 수 있었겠는가 생각하면 더욱 분통이 터진다. 우리가 그렇게도 우습게 보였는가?

중국은 당장 재외공관 불가침권을 위반한데 대해 우리정부에 사과하고 강제연행해간 탈북자를 우리총영사관에 원상회복시켜 놓으라. 그것만이 국제적 범법행위자라는 불명예를 회복하고 '10년우방'과의 우의를 잃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

중국이 국제관례까지 깨는 무리수로 강경 선회한 것은 중국내 외국공관들이 탈북자들의 망명통로로 굳어지는 것을 막고, 또 국경을 맞댄 이념적 동지 북한과 껄끄러워져선 곤란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듯하다.

그러나 중국은 탈북자의 엑소더스, 외국공관 진입이 이미 '대세'임을 바로 읽어야 한다. 이젠 막을 수 없다는 말이다. 지난해 장길수군 가족의 탈북망명이후 70여명의 탈북자가 외국공관에 진입했고지금 당장에도 한국공관에 18명이 피신해 자유를 요구하고 있다. 더구나 북한주민 몇명이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에까지 들어가 목숨건 망명을시도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으니 중국은 언제까지 이 대세를 외면할 것인가.

중국이 탈북자문제로 곤경에 처하지 않기를 진정 바란다면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으로 되돌아가는 방법밖에 없음을 권고한다. 아울러 우리 외교당국도 섣부른 대응으로 중국에 외교적 참패를 당한 일본을 거울삼아 사태를 냉정히 수습하는 당당한 자세를 가져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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