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중석 이모저모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결장한 최고참 황선홍은 "승리해 매우 기쁘며 동료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황선홍은 "후반전에는 교체투입될 것으로 믿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경기를 이기고 있었던데다 폴란드가 미국을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투입될 이유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을 묻는 질문에는 "이탈리아가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우리는 홈어드밴티지가 있는데다 선수들의 사기가 매우 높아 이길 수 있다"고 장담했다.

부상으로 2게임을 결장했던 이영표는 "피구의 경기스타일을 충분히 연구한 뒤 경기에 나선 결과 송종국과 함께 1대1 상황에서 피구를 완전히 제압할 수 있었다"며 "킥 감각이 좋았는데 지성이가 반대쪽으로 돌아 들어가는 것을 보고 센터링했는데 지성이가 잘 마무리해줬다"며 결승골이 터질 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신 포르투갈의 간판스타 루이스 피구(레알 마드리드)는 14일 밤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날 동료 2명을 퇴장시킨 심판판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피구는 "심판이 스타가 되려고 한다면 그건 그 심판에게 달린 일(up to him)"이라며 비꼬아 말한 뒤 "우리에게는 무척 힘든 경기였다"고 말했다.

피구는 이어 "하지만 오늘 졌다고 축구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닌 만큼 우리는 계속 전진할 것"이라며 "우리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마지막에 찾아온 수차례의 득점기회를 날린 것은 운이 없었다고 밖에 할 수 없다"며 아쉬워했다.

○…패장 안토니우 올리베이라 감독이 거스 히딩크 한국 감독에게 진심 어린 축하의 악수를 건넸다.

실망스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끝난 뒤 밝은 표정으로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악수를 건넸고 히딩크 감독 역시 올리베이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또 히딩크 감독은 이날 분전했던 루이스 피구와 포옹하며 다독거리기도.

○…한국에 선취골을 허용한 뒤 시간이 계속 흐르자 포르투갈 벤치에서는 감독뿐 아니라 선수까지 일어나 안절부절 못하는 등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선수는 볼이 그라운드 밖을 벗어나자 자신이 직접 볼을 받으러 나가기도 했고 경기 종료 막판 자신의 동료들이 거세게 몰아 붙이자 그라운드 안으로 뛰어들어 갈 태세를 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광판의 시계가 멎고 인저리 타임이 흐르자 일부 코칭스태프는 체념한 듯 짐을 싸들고 나갈 채비를 했다.

○…피터 벨라판 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총장은 14일 이번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16강전에 진출한 데 대해 "아시아 축구의 쾌거"라고 평가했다.

이번 월드컵 조정관을 겸하고 있는 그는 이날 인천문학경기장에서 한국이 포르투갈을 1-0으로 꺾는 현장을 지켜본 뒤 이같이 말하면서 "포르투갈은 루이스 피구 등 스타 플레이어를 보유한 세계 최강 중 하나인데 한국에 완전히 제압당했다"고 평가했다.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한-포르투갈전이 열린 14일 인천 문학경기장에 입장한 관중수가 5만239명으로 공식 집계됐다.

그러나 관중석 외에 복도나 통로 등에 서서 경기를 지켜보는 자원봉사자들과 대회조직위 관계자들을 포함하면 대략 6만명 가량이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추정된다.

○…온통 붉은 물결이 휘몰아치는 인천 문학경기장 안에 '외딴 섬'이 있었다.이역만리 한국땅에서 벌어지는 월드컵 무대에서 자국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포르투갈 응원단

"대~한민국, 대~한민국"의 우렁찬 붉은 악마들의 함성이 잠시 잦아드는 듯 싶으면 어김없이 골문 뒤쪽에 포진한 포르투갈 응원단은 루이스 피구와 파울레타 등 슈퍼스타들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포르투갈의 응원이 펼쳐지면 어김없이 '붉은 악마' 등 관중들은 '2대0'이라고 쓰여진 대형 표시판을 흔들며 "대~한민국"과 "오~필승 코레아"로 응수하는 등 신경전을 잊지 않았다. 관중들은 그러나 포르투갈의 힘찬 응원이 끝난 뒤에는 아낌없는 박수로 그들을 환영하는 성숙한 모습도 잊지 않았다.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이 14일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심판에 대드는 나쁜 버릇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경기에서 전반 27분 박지성에게 위험한 백태클을 감행한 주앙 핀투에게 앙헬 산체스 주심이 레드카드를 꺼내 퇴장 명령을 내리자 포르투갈 선수 4~5명이 주심을 에워싸고 격렬하게 항의했다. 포르투갈 선수들은 물론 산체스 주심까지 얼굴이 상기되면서 분위기가 험해져 여차하면 대규모 '경고' 사태까지 우려됐다.

순간 포르투갈 주장 페르난두 코투가 항의하는 선수들을 떼어내고 두 손으로 산체스 주심의 얼굴을 감싸면서 진정시키려 애를 썼다.

겨우 진정된 사태는 후반 베투마저 2회 연속 경고로 쫓겨나자 다시 산체스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판정이 번복될 수는 없는 노릇.

포르투갈 선수들은 지난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0) 프랑스와의 준결승에서 샤비에르가 상대 공격수에게 깊은 태클을 해 페널티킥을 내주며 퇴장당했을 때도 7~8명이 주심에게 대든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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