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선3기 대구시의 갈길

조해녕 대구시장 당선자가 14일 오후 대구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받으면서 대구의 민선3기 시대가 사실상 시작됐다.

하지만 시장 권한만 행사한다고 진정한 지방자치가 뿌리내리지는 않는다. 중앙정부와 협상을 통해 직접 챙기거나 지방의 힘을 모아 쟁취해야 할 사항과 민선시장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퇴임하는 문희갑 대구시장은 재임중 지역건설업체들과의 간담회 때 조달청 무용론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지방정부가 조달업무를 하는 것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공사 발주나 계약 때 조달 규정에 제한을 받기 때문에 지방업체 보호.육성이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문 시장이 조달업무 개선을 언급한 것은 중앙정부 권한 지방 이양 필요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희태 대구상의 상근부회장은 "중앙부처가 시.도에 운영중인 지방청이나 사무소 가운데 지방정부가 수행해도 문제가 없거나 오히려 효율적인 경우 이양하는 것이 지방자치를 정착시키는 첩경"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예산 배정이 좌우되는 것도 지방자치를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구의 경우 지하철 2호선 건설이나 대구선 이설 등이 3, 4년씩 늦춰지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사업의 무게에 따라 예산이 배분되지 않고 집권세력의 입김이 작용, 예산배정이 나눠먹기식으로 이뤄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중앙정부가 서민.임대주택 건설 등 제반 복지 정책을 시행할 때 약방의 감초처럼 내놓은 취득세.등록세를 비롯한 지방세 감면 조치도 재고돼야 할 사항. 감면되는 만큼 다른 방법으로 지방 예산이 보전돼야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못해 지방세 수입만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결국 지방을 빈약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이런 사항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 하는 것은 결국 민선3기의 큰 과제가 된다.

자체적으로 안고 있는 숙제도 만만찮다. 지금 대구 시민들은 민주적 리더십을 요구한다. 여기에 부응하려면 전임 시장을 비롯, 낙선한 이재용 후보 지지자들을 껴안을 수 있는 포용적 자세가 필요하다.

그들이 갖고 있는 지혜와 시정에 대한 견해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반목을 없애고 대구 사회를 하나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경제를 어떻게 회복시켜 나갈지 마스터 플랜을 짜는 것도 급선무. 지금 대구 경제는 회복 기미를 안보이고 있다. 다행히 도로.공항.전시컨벤션.문화시설 등 인프라 부문은 어느 정도 기틀이 다져지고 있는 상황. 이를 바탕으로 경제 성장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는 민선 3기 시장의 몫이다. 특히 IT.BT.나노 등 첨단산업 육성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삼성.롯데 등과 문희갑 대구시장이 합의했던 대기업 대구 투자 문제를 성사시키는 것은 물론 더 많은 투자를 이끌어 내야 하는 것도 3기의 과제다.

취임 이후 이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선택, 대기업 총수들과의 만남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지공단 활용 문제와 위천단지 조성 문제도 민선 3기에서는 어떻게든 결정을 봐야 할 사안. 공장용지가 턱없이 부족한 대구로서는 이들 공단을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대구에 대규모 공단을 조성하는 것이 과연 어느 정도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는가 하는 것도 따져봐야 할 사안이다.

달성군 골프장 건설 여부도 민선 3기에서 해결해야 될 과제다. 현재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단식농성까지 벌이면서 반대 운동에 돌입한 상태여서 쉽지 않을 전망이지만 대구에 골프장이 필요하다는 여론 또한 만만찮은 실정이어서 어떻게 결론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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