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중 원기가 가장 왕성하다는 음력 5월 초닷새는 수릿날 또는 중오절이라 일컫는 단오(端午). 스님들은 단오맞이를 어떻게 할까?
합천 해인사의 암자·선방 스님들은 해마다 매화산 남산제일봉에 올라 소금단지를 묻고 강원의 학승들은 축구로 심신을 단련한다.
소금단지를 묻는 까닭은 삼재팔난(三災八難)을 퇴치하고 해인사 화마(火魔)를 쫓는다는 풍수지리학적 속설에 따른 것이기지만 수도정진에서 벗어나 산에 오르면서 자연과 함께 몸을 튼튼히 하고 마음을 맑게 한다는 의미도 있다는 것.
축구 또한 수행가풍이 준엄한 해인총림이지만 이날 만큼은 강원의 학인 스님들이 '울력(運力:모든 사람이 힘을 모아 하는 일)'으로 축구를 즐기며 심신을 튼튼히 하고 잡념을 없애기 위해 문중 큰 스님들이 묵인해 왔다.
15일 올해의 단오날도 아침공양을 마친 비구·비구니 스님들은 어김없이 남산제일봉(해발 1,010m)에 올라 동서남북과 중앙 5방향에 소금단지를 묻었다.하안거 중인 강원의 스님들은 해인사 서쪽 용탑선원 뒷마당에 모여 축구경기를 가졌다.
세간의 여인네들이 창포를 뜯어다 가마솥에 데워 머리를 감는 등 곱게 몸단장 하고 남정네들은 왕성한 힘을 발산하듯 씨름·활쏘기 등을 즐긴 것처럼 스님들의 단오맞이도 '열심히 뛰면서 잡념을 없애고 수행에 힘쓰라'는 수단으로 행해지고 있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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