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아트 엑스포

월드컵 개최에 맞춰 지역에선 크고 작은 문화행사들이 줄을 이었다. 그 중에서도 대구지역 화랑들이 뜻을 모아 함께 준비하고 참여했던 아트엑스포(미술견본시장)는 대구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미술행사라는 점에서 시작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역의 여러 화랑들이 합의해 준비한 이번 행사는 전국 50여개 화랑과 100여명이 넘는 작가가 참가했고, 한 곳에서 많은 작가의 작품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던 귀한 기회이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막대한 예산과 그 규모에 비해 이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 기대이상은 아닌 듯하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조금씩 삐걱거리던 행사 운영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행사에 대한 차분한 평가나 앞으로의 행사운영에 대한 발전적인 이야기보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었던 이 행사가 과연 필요했던가, 그리고 내년, 아니면 그 후에도 이런 미술견본시장이 지속적으로 열릴것인가에 대한회의적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왜 그럴까? 그동안 우리는 해마다 치러내는 대규모 행사나 국정운영에서 멀리내다보는 안목이나 차분한 준비대신 거창하고 그럴싸한 외양이나 구호, 일단 치러보고 보자는 식의 주먹구구식의 행사진행으로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과보다는남는 것 없는 장사(?)를 하기 일쑤였다.

그리고 그 남는 것 없는 장사 뒤에는 우리의 발목을 잡는 고질적인 불신과 분열이 있었다. 대구 미술계에서 처음 시도된 이번 아트엑스포는 지역의 화랑들이 그 성격을 가리지 않고 대거 참여하여 다양한 작품을 선보임과 동시에 대구 미술시장의 활성화도 꾀해보자는 취지가 있었다.

더불어 가장 중요하게는 지역화랑들의 화합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자발적 동의나 주체적 참여보다 당위에 의한 동의와 의무에 의한 참여는 행사의 외형적 성공여부를 떠나 내부적으로도 그럴줄알았다는회의가 남는 행사가 되버리고 있다. 요즈음 우리나라는 축구를 계기로 그야말로 오랜만에 거대한 국민적 단결을 만들어내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것보다 훨씬 많은 인력과 노력으로 준비된 이 행사가 끝까지 서로 화합하고 냉정한 평가를 이루어내서 우리가 얻어야할 내부적 성과를꼭 챙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김혜경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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