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드빚에 쫓겨 범죄 행각

경주경찰서가 전국을 무대로 여교사 등 전문직 여성을 대상으로 강도.강간을 일삼아온 3인조 일당을 일망타진(본지 6월15일자)하는 개가를 올렸다.

범인들은 여교사 등 전문직 여성을 범행대상으로 택한 이유로 "직업의 특성상 신고를 못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이 저지른 범죄는 성폭력.특수강도.절도.강도치상.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10가지가 넘는다.

이번 사건 역시 범행동기는 카드 빚이었다. 이들은 마산교도소에서 함께 복역한 속칭 교도소 동기. 2001년 7월 출소후 일정한 직업없이 함께 어울려 다니면서 카드를 발급받아 유흥가, 성인오락실 등지에서 방탕한 생활을 일삼았다.

카드빚이 5천만원에 이르러 빚독촉이 심해지자 범행을 결심하고 지난해 12월 경남 통영에서 1차 범죄를 저질렀다. 경주 여교사 납치사건은 현재 확인된 바로는 7번째.

이들은 퇴근시간에 맞춰 주차장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피해자가 탑승하는 순간 흉기로 위협, 납치해 인적이 드문 곳으로 데리고 간 뒤 범행을 저질렀다.

신용카드를 빼앗아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텔레뱅킹을 이용, 카드대출을 받아 피해자 계좌에 입금되면 현금을 인출했다. 피해자가 신고를 못하도록 번갈아 성폭행한 뒤 사진을 찍었으며, 경찰서에 "한번 해보자"며 위협전화까지 했다는 것.

경주경찰서 형사계 강력반은 지난 2월 여교사 납치.강도사건이 발생하자 수사전담반을 편성, 약 4개월간 지방청간 공조수사를 통해 용의자들이 경주뿐 아니라 전국을 무대로 10여차례 이상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밝혀냈다.

전과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펴 용의자를 확인한 경찰은 이들의 움직임을 약 보름간 예의주시하며 끈질기게 추적했다. 결국 이들이 유흥비 마련차 구미에서 다시 범행을 모의한 것을 알아내고 범행 직전 현장에서 전원 검거했다.

경주경찰서 최경일 강력2반장은 "수치심 때문에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며 "압수한 수표 400만원과 귀금속 등으로 피해자 추가 확보에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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