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골 국도 사망사고 급증

시골 국도변에 교통 사망사고 '빨간불'이 켜졌다. 운전자의 부주의와 보행자들의 안전불감증 때문에 4, 5월 교통사고 사망자가 지난해보다 23% 늘어난 것.

올들어 4월10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7번국도(부산~고성), 4번국도(대구~감포), 25번국도(진해~청주) 등 도내 주요 국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무려 4천39건에 이른다.

지난 3월에 비해 월평균 교통사고는 10% 증가했고, 사망자도 77명이나 된다올들어 4월까지 도내 전체 교통사고가 5천764건(사망자 25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사망자(346명)에 비해 27%나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졸음운전과 중앙선 침범 등 운전자 과실도 있지만 막연히 차량들이 피해갈 것으로 생각하고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나 경운기·오토바이·자전거 이용자가 많기 때문.지난달 22일 영천에선 한 농부(56)가 오토바이를 타고 뒤차량을 확인하지 않은 채 급좌회전하다가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21일 김천에선 한 할머니(69)가 농사일을 마치고 귀가하며 국도를 무단횡단하다가 화물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25일엔 경주에 사는 한 할머니(75)가 길을 건너다 음주(혈중 알콜농도 0.18%)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특히 야간엔 더욱 위험하다. 가로등이 없는 시골길에 차량이 전조등을 켜서 확인할 수 있는 전방거리는 20~30m. 차량이 드물어 시속 80km이상으로 달릴 경우엔 길 건너는 보행자를 확인하고 급제동을 해도 사고를 피할 수 없다고 경찰은 충고한다.

이처럼 시골길 교통사고가 급증하자 경찰은 경로당 방문교육, 야광팔찌·야광모자 배포 등을 하는 한편 과속 및 음주 단속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로 도내 시단위 경찰서의 경우 음주·과속단속이 많을수록 사망사고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경주·경산·포항북부·포항남부·구미 등 5개 경찰서. 이들 지역 사망사고의 33.6%를 차지하는 경주의 경우 음주 및 과속단속이 각각 13.7%, 19.5%에 그쳤다. 반면 사망사고가 15%에 불과한 포항의 경우 단속실적은 23%대에 이르렀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의 단속도 중요하지만 상대적 교통약자인 보행자·오토바이 및 자전거 운전자가 조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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