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다시보기-월드컵 잔치의 '주방장' TV

세네갈이 스웨덴을 2대1로 꺾었다. 그리고 4강을 넘보고 있다. 가히 '괄목상대'(刮目相對) 그것이다. 이제 세계는 세네갈 돌풍에 주목하고 있다. 세네갈은 22일 일본대 터키전의 승자와 오사카에서 4강 티켓을 걸고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세네갈의 돌풍은 월드컵 참가 48년 만에 처음 16강에 올라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우리가 보기에도 눈부시다. 그리고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설령 월드컵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국민들에게도 세네갈 돌풍엔 '무엇이 있다'고 느끼게 된다.

FIFA 랭킹 40위권 밖에 머물러 세계의 주목을 받지 못한 세네갈이 '한일월드컵' 개막전에서 우승후보 프랑스에 패배를 안겨 식민종주국의 자존심을무참히 짓누르고 마침내 4강까지 넘보다니…. 세네갈의 승리는 '변방의 소국'을 세계의 중앙무대로 진입시켰다. 이 점에서 세네갈의 승리는 지구촌수많은 소국들에게 가히 '복음'과도 같은 희망을 던졌다.

'히딩크 축구'와 함께 '붉은 악마' 신드롬으로 우리나라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비기기만 해도 다행'이라던 축구강국 포르투갈도 셧아웃 시켰다. 미국을 기사회생하게 한 '미필적(未畢的) 고의'를 범하기도 했다.

한국은 세네갈처럼 FIFA랭킹 40위권 '축구의 변방'이었던 점에서 비슷하다. 그런 우리나라가 이제 아시아 축구의 희망이 됐다. 같은 아시아권사우디아라비아·중국 팀이 일찌감치 16강 꿈을 접음으로써 자칫 세계인들이 가질 수 있었던 '아시아는 축구 불모지'라는 고정관념을 불식시켰다.

그리고 우리축구는 이제 국민들에게 희망이 됐다. 국제화 인식에서 후진국이던 국민들로 하여금 '세계가 우리를 보고 있다'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줬다. 정치·경제 강국들이 우리의 승리에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면, 스스로 자기나라를 대변하지 못하는 소국들은 우리의 승리를 반길 것이다. 적어도 그들에게 우리는 세네갈처럼 희망을 안겨줘야 한다.

한국 축구의 승리는 이변이 아니다. 세네갈의 승리가 그렇듯이 말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 '붉은 악마' 응원도 우리 사회의 '금기'를 한순간에 허물면서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국민을 하나로 묶어주며 변화의 중심 축을 젊은 세대로 이동시키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의 배후에 TV 방송이 있다는 점이다. 지구촌을 움직이고 있는 '월드컵'-그 힘의 구조에 TV 방송은 '주방장'이 되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세네갈 돌풍,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 신드롬을 세계인들은 TV 방송으로 이 시간 생생하게 느끼고 있지 않는가. 이점에서 TV 방송은 권력 이상의 '힘'이다. 그래서 TV 방송은 더 투명하고 정직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모니터회 여 은 경 eunkyung05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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