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지구촌'이라 불리면서 무한경쟁 체제 시대를 맞고 있으며,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수한 인재 확보에 분투하고 있는 모습이다. 거의 모든 나라들은 외국 인재 유치를 통해 발전의 원동력을 보강하려 몸부림친다.
스포츠의 세계에는 더욱 그렇다.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32개팀 가운데 8개팀은 외국인 스타 감독들이 지휘봉을 잡았다. 한국의 히딩크(네덜란드), 일본의 필리프 트루시에(프랑스), 잉글랜드의 스벤 고란 에릭손(스웨덴), 중국의 보라 밀루티노비치(유고) 감독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탈리아의 유벤투스는 프랑스인 지단, 인터 밀란은 브라질인 호나우두,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는 포르투갈인 피구를 스카우트했듯이, 세계적인 명문 축구팀들도 막대한 몸값을 치르면서 외국인 스타 선수를 영입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같은 추세에서 한국 축구는 히딩크 감독을 영입함으로써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급성장할 수 있었으며, 오늘밤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8강을 꿈꾸게 됐다.
▲국민적인 염원과 맞물리는 현상이겠지만, 히딩크 감독의 공을 기리는 움직임도 뜨겁다. 부산시는 월드컵 첫승을 기념,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옆 기념동산에 그의 흉상을,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인천에선 자유공원에 동상을 세울 움직임이다.
광주시도 8강에 든 뒤 광주에서 4강까지오르면 한 도로를 '히딩크로'로 명명키로 했으며, 법무부가 명예국적 부여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인터넷엔 '희동구(喜東丘)'로 표기된 그의 가짜 주민등록증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그 열기는 경기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명사 100인전'에서도 진배없다. 홍명보 등 선수 8명과 나란히 전시된 히딩크 조각상은 몰려드는 관람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다. 특히 여성 팬들의 키스 공세 때문에 그의 조각상의 얼굴에는 루주 자국으로 얼룩지기 일쑤란다.
주최측은 내년 월드컵 1주년 조각전 때는 골을 넣은 순간 히딩크가 주먹 날리는 모습, 황선홍 안정환 박지성 선수의 골 세리머니 등도 만들어선보일 계획이라 한다.
▲이런 사정은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모양이다. 일본 정부는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을 이끌어낸 트루시에 감독에게 '국민영예상' 수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역시 16강에 든 터키의 축구협회는 선수 전원에게 승용차 등 푸짐한 선물을 줄 모양이다.
아무튼 오늘은 온 국민의 열망 속에 대전에서 이탈리아와 한판 승부로 8강을 가름하는 날이다. 패기만만한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일으키는 '아도니스 열풍'과함께 스포츠의 영웅으로 떠오른 히딩크의 통쾌한 '주먹 환호'를 다시 보고 싶어진다.
이태수 논설위원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