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붉은 악마는 우리사회 밝은 미래"

월드컵을 계기로 기성세대들 사이에 젊은 세대를 이해하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삶에 대한 깊이가 없고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세대, 기성세대가 일궈낸 성장의 그늘에서 쉽게 열매만 따먹는 세대 등 젊은세대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이 젊은이들의 열정적이고 하나가 된 모습에 긍정적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지난 10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한-미전을 관람한 공무원 최모(45.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씨는 "일치단결된 젊은이들의 응원에서 꿈과 열정을 볼 수 있었다"며 "경기가 끝난뒤 주위 사람을 배려하거나 경기장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는 모습은 우리사회의 밝은 미래를 보여줬다"고 흐뭇해했다.

택시기사 조모(54)씨는 "한-폴란드전이 있던 날 손님들에게 경기 예상을 물어보니 40대이상은 대부분 진다며 회의적인데 비해 젊은이들은 모두가 이길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 보였다"며 "젊은이들의 이같은 자신감, 긍정적 사고 등은 기성세대들도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시민 강모(56.대구시 동구 방촌동)씨는 "몇년전 한 설문조사에서 10, 20대 상당수가 우리나라에 전쟁이 일어날 경우 외국으로 가겠다고 답해 충격을 받았다"며 "이번 월드컵때 젊은이들이 보여준 모습은 우리나라에 어떠한 국가적 시련이 닥쳐와도 이들이 굳건히 이겨낼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영남대 백승대(사회학)교수는 "10, 20대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은 일반적 현상이지만 월드컵 기간에 보여준 젊은세대들의 응원 모습은 자발적 모임이라는 측면에서 또다른 공동체 문화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구대 홍덕률(사회학)교수는 "젊은세대들이 월드컵이 끝난후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주위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젊은이들의 '열광적 에너지'를 우리 삶속에 긍정적인 힘으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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