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8강 이루던 날

○…후반 막판 설기현의 동점골이 터지자 국채보상공원은 열광의 도가니 그자체. 시민들은 옆사람과 서로 얼싸안고 손바닥을 마주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방과 후 바로 공원으로 달려왔다는 이아현(17·제일여상 1년)양은 "우리 대표선수들이 이토록 잘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휴가중에 공원을 찾았다는 현역 군인 김병우(22)씨도 안정환 선수가 골든골을 터트리자 기쁨의 눈물. 김씨는 "이번 휴가의 가장 값진 선물을 받았다. 기분 최고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고 "23일 휴가가 끝나는데 전날인 22일 스페인과의 8강 경기도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나와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일 몰려드는 인파로 대구 길거리 응원의 출발지인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이 심한 몸살을 앓고있다. 이영철 공원관리사무소장은 "한국 경기가 있는 날에는 100ℓ 봉투로 400포 이상의 쓰레기가 나온다"며 "새벽 2, 3시가 넘어서야 쓰레기를 다 치울 수 있다"고 하소연. 이소장은 "하지만 이번 월드컵을 통해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이 전국적으로 알려진 점은 큰 성과"라고

○…히딩크 한국 대표팀 감독의 인기열풍이 대단했다. 이날 국채보상공원은 히딩크 감독이 화면에 비춰질 때마다 시민들의 환호성으로 열광의 도가니. 특히 한국팀이 골을 넣은 뒤 히딩크 감독이 보여주는 제스쳐는 최고의 인기를 차지했다.

한국이 승리하자 이유리(17·제일여상 1년)양은 히딩크 감독의 대형사진을 들고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외치기도.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도 히딩크 사진이 붙은 대형 태극기가 등장했다. 황대원(28·북구 관음동)씨는 인터넷에서 사진을 구한 후 가로2m 세로1m 크기로 히딩크 태극기를 제작, 응원나온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대구 시내는 새벽 2시가 넘어서도 시민들이 계속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는 5천여명의 인파가 몰렸고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에서 시내로 행진하던 응원단 100여명은 중앙 지하상가로 이동, 응원가와 응원구호를 외쳤다.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주변 가게들은 영업시간을 연장운영하면서 몰려온 시민들을 맞느라 희색이 만면. 파리바게뜨 공평로점은 평소보다 30%이상의 매출을 올려 다음 8강 경기때는 사은행사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지난 포르투갈 경기때부터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안의 '달구벌 대종' 앞은 경기가 끝난 후 뒤풀이 장소로 각광. 18일 밤 한국대표팀 승리가 확정되자 시민 100여명은 달구벌 대종 앞에 30여개의 대형 태극기를 들고 모여 북소리에 맞춰 10여분간 월드컵 응원구호와 응원가를 부르고 해산했다.

○…대표팀 승리를 기원하는 다양한 분장들이 등장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국채보상공원에서 '붉은 악마'의 상징물인 치우천황의 뿔을 이마 앞뒤로 붙이고 나타난 김종석(29·상업·대구시 동구 신천3동)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프라다'맥주집 종업원 4명과 같은 분장을 하고 공원안을 활보해 시민들의 인기를 독차지.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는 태극기로 바지와 셔츠를 만들어 입고 얼굴에는 태극 무늬의 페이스 페인팅을 한 시민이 등장하기도 했다.

○…18일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 4만여명의 길거리 응원인파가 몰리면서 미아 30여명이 발생, 부모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미아들은 전원 경찰관들의 노력으로 현장에서 부모를 다시 찾았다.

한 경찰관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온데다 우리팀이 8강에 진출했다는 흥분에 도취, 부모들이 아이를 놓치는 바람에 미아가 많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