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1로 뒤져 패색이 짙던 후반 43분 황선홍의 패스를 이어받아 천금같은 왼발 동점골을 성공시킨 설기현(23.안더레흐트).
이 한방으로 설기현은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리는 동시에 자신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았던 히딩크 감독에게 보은했다.
설기현은 올해 월드컵을 앞두고 여러모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불청객처럼 다시 찾아온 허리부상과 싸우는 한편 소속팀에서 규칙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탓에 떨어진 감각을 끌어올리느라 악전고투했다.
하지만 설기현은 대표팀 공격수 중 가장 뛰어난 체력과 넓은 활동반경을 자랑하는데다 몸싸움 능력과 수비가담능력 또한 수준급이어서 히딩크 감독의 '총애'를 받았다.
지난해 2월 두바이 4개국대회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경기에서 득점한 이후 A매치에서 한 차례도 골문을 가르지 못했던 설기현이 다시 킬러로 부활한 것은 지난달 26일 프랑스와의 평가전.
설기현은 1대1동점이던 전반 막판 이영표의 프리킥을 통렬한 헤딩골로 연결하면서 골침묵을 끊고 부활을 알렸다.
설기현은 타고난 재능보다는 끊임없는 노력을 바탕으로 성공한 대기만성형 선수다초등학교 4학년때 축구에 입문, 주문진 중-강릉상고를 거쳐 광운대에 입학한 설기현은 98년 19세이하 아시아청소년선수권 멤버였지만 당시 이동국과 김은중(대전)에 가려 있었다.
99년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었다.단지 열심히 뛰어다니기만 한다는 평가를 듣던 그가 차세대 간판 스트라이커로 떠 오른 것은 지난 2000년 초 오세아니아주 전지훈련때 4경기 연속골을 잡아내면서부터.
당시 설기현은 유연한 드리블과 가무잡잡한 피부, 큰 키 등 브라질의 슈퍼스타 히바우두(바르셀로나)를 닮았다고 해서 얻어진 별명 '설바우두'를 팬들에게 확실히 심으며 스타로 떠 올랐다.
그 성장세를 바탕으로 대한축구협회 유망주 해외진출 프로젝트 대상선수로 포함돼 2000년 8월 벨기에 1부리그 앤트워프로 진출, 축구인생의 첫 장을 화려하게 꽃피웠다.
단번에 주전자리를 꿰찬 설기현은 6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쳐 지난해 여름 벨기에 최고 명문인 안더레흐트로 이적하더니 8월에는 챔피언스리그에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출전, 득점까지 하는 영광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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