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J 대기업 회장 간담회

김대중 대통령은 19일 주요 대기업 회장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는 월드컵 이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됐다. 김 대통령이 대기업 회장단과 만난 것은 지난 1999년 9월 30대 그룹 회장단을 만난지 2년9개월 만이다.

김 대통령은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의 힘이 솟구쳐 나오는 것을 보았다"며 "월드컵에서 나온 힘을 잘 활용해 한국이 세계에서 우뚝 서도록 만드는데 경제인들이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회장은 "기술.정보.교육을 자유화해서 외국과 동등하게 경쟁시키고 싱가포르.홍콩, 중국.아일랜드.핀란드의 좋은 점을 다 도입하고 김포지구에 몇천만평을 경제특구로 지정해 경쟁을 자유롭게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본무 LG회장은 "월드컵 개최로 한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월드컵을 계기로 성공적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삼구 아시아나항공 부회장은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나 서귀포 경기장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관광상품화 해야 한다"고 제의한 뒤 "한.중.일 프로축구의 통합리그 추진도 하나의 아이디어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회장은 "IMF를 거치는 동안 기업과 국가의 브랜드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가 실감했다"며 "월드컵을 계기로 국가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만큼 기업가와 정부가 해외투자 유치활동은 활발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현 동양메이저 회장은 "월드컵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욱 노력하면 우리나라가 동북아의 허브가 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영어의 공용어화, 주택 및 교육문제 등 전 국가적인 개혁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길승 SK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투자유치설명회가 큰 효과를 보았듯이 민관합동으로 한국을 알리는 투자유치설명회를 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정부는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영종도, 송도, 김포매립지 등을 경제특구로 지정하는 계획을 적극 검토하고 주요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지역 본부의 한국 이전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 마련을 위해 월드컵이 끝난 후 경제, 외교.안보, 교육.인적자원, 사회.문화 등 4대 분야별 장관회의를 열기로 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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