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이태리, 축구도 지고 매너도 졌다

스포츠는 스포츠일 뿐이다. 경기가 끝나면 설혹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해도 깨끗하게 승복(承服)의 자세를 보이는 것이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다. 월드컵축구대회 16강전에서 한국에 진 이탈리아가 지금까지 보이고 있는 반응은 어이가 없다. 우호적인 양국간의 국민 감정이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할 정도다.

이탈리아가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끝에 2대1로 패한 후 '심판판정이 사기'라는 주장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탈리아 축구전문가도 "판정에 문제가 없다"고 매스미디어 등에서 밝히고 있고 세계언론도 이탈리아가 경기내용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한다는게 대다수의 의견이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은 "이탈리아가 브라질에 졌으면 그들은 공손하게 패배를 인정했을 것이다.

어째서 그들은 한국의 승리를 깎아 내리는가"며 되물었다. 이탈리아 선수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보인 태도도 실망 그 자체다. 취재기자를 밀어제치고 사인을 간청한 팬에게 '노'라고 발끈하는 등 상식이하의 행동은 경기에 진것 이상의 패배다.지금까지 월드컵 3회 우승, FIFA랭킹 6위 등의 화려한 전력을 훼손하는 행동이 아닌가.

경기에 지면 원인분석은 당연하지만 이탈리아 정부 각료까지 나서서 판정때문에 졌다고 하는 것은 무례다. 골든골을 넣은안정환 선수가 소속된 'AC 페루자'구단주가 방출결정과 그에 따른 언급도 황당하다. "안정환이 처음 우리팀에 왔을때는 샌드위치조차 사먹을 돈이 없는 염소같은 신세였다"는 말은 망언이다. 히딩크 한국 월드컵축구대표팀 감독의 말처럼 너무 유치한 발상에 말문이 막힌다.예민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

일부 흥분한 네티즌들이 이탈리아 제품 불매까지 주장하고 나서는 것은 양국 우호에도 도움이 안된다. 감정적인 대응은 삼가야 한다. 세계의 반응은 이탈리아의 주장과 거리가 멀다. 우리의 기대는 4강 진출이다. 지금처럼, 평상의 일처럼, 감정을 제어하며 태극전사들의 선전에 열정의 응원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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