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패션 물결' 거리 응원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신화 창출을 향해 질주하는 가운데 '붉은 악마' 패션이 한반도의 여름 거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오늘 거리 응원에는 500만명 이상이나 참가할 것으로 예상, 5천년 우리 역사에서 색채를 통해 온 국민이 처음으로 하나가 되는 축제의 날이 될 것 같다.

불온한 색깔로 여겨졌던 붉은색이 이번 월드컵으로 대반전되면서 상대를 제압하는 강하고 진취적이며 차별성이 뛰어난 색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나 할까.이 같은 집단 응원과 뜨거운 환호는 활력 넘치는 우리만의 새 문화가 아닌가 한다.

▲특히 젊은이 특유의 발랄하고 재치 넘치는 패션과 소품들이 등장해 거리 응원을 더욱 다채롭게 장식한다. 태극기로 만든스커트.바지.배꼽티가 등장하고, 상반신을 온통 붉은색으로 페인팅한 채 등에는 축구선수 이름 문신을 한 모습도 보인다. 붉은색.파란색 실을 이용해 머리를 두 갈래로 땋은 여성, 축구공의 5각형 무늬처럼 윗머리카락만 남기고 빡빡 밀어버린 남성들도 눈에 띈다.

▲어디 그뿐인가. 경기 중에 눈 부위에 상처를 입고도 붕대를 감은 채 투혼을 발휘한 황선홍 선수처럼 눈 부위에 붉은 칠을 하고 머리에붕대를 감은 남성들이 눈에 띄는 등 톡톡 튀는 패션들은 볼거리로도 이채롭다. 갖가지 소품들도 기발하기는 마찬가지다. 빨간 고무장갑을 닭볏처럼 머리에 뒤집어쓰거나 축구공을 잘라 붉은색 칠을 하고 장식용 소뿔을 달아 만든 모자를 쓴 경우도 있다. 후끈 달아오른 월드컵 덕분에 패션은 물론 스티커형 문신들도 뜨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뜨거운 응원 열기에도 유럽의 훌리건 난동과 같은 폭력 사태도 없었고, 응원이 끝난 뒤에는 말끔하게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 세계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우리의 이 새로운 응원 문화가 부러워 관광객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도 한다.

특히 공동 개최국인 일본의 경우 8강 진출이 실패한 데다 폭발적인 우리의 거리 응원에 반해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 일본 출발 항공편의 탑승률이 50%대에서 70%대로 늘어났다는 뉴스도 보인다.

▲오늘은 또다시 새로운 신화에 도전하는 날, 뜨겁지만 성숙한 응원 문화로도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 염원을 이렇게 노래(전재헌 곡 '월드컵, 오 필승 코리아')해본다.

'꿈꾸어 오던 날이 밝았다. 오 필승 코리아/우리는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 왔던가/필드의 기적, 태극전사들의 뜨거운 투혼/누구도 무섭지 않다. 누구도 두렵지 않다/천하통일 대한민국, 우리에겐 오직 영광뿐/둥근 공은 우리의 꿈,세계를 우리 품에/우리는 한다. 해내야 한다. 오 필승 코리아/한반도 붉은 물결과 함께 오 필승 코리아'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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