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오동나무 잎이 나니 여름이 올 게다.

오동나무 잎이 지니

가을이 왔도다.

.................

사람들은 나를 보면

무엇을 헤아릴 수 있을까.

나는 나

가장 늦든

가장 이르든

때를 알아 사는

사람이고 싶다.

-박지극 '오동'

식물학자이기도 한 시인의 시이다. 1연의 '오동나무 잎이 나니/여름이 올 게다'와 같은 구체적인 정보가 시의 내용을 풍성하게 하는 좋은 본보기이다.물론 시에서는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정보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2연은 동양의 유명한 고전이다. 과학적 진술과 고전을 인용해 시를 활기있게 만든다음 '사람들은 나를 보면/무엇을 헤아릴 수 있을까'라는 자기 성찰로 이끄는 솜씨가 돋보인다. 마직막 연의 자기 다짐은 이 시의 핵심이다.

김용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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