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운재(29.수원)와 독일의 올리버 칸(33.바이에른 뮌헨)이 정상을 향한 길목에서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야신상을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축구는 11명이 하는 게임이지만 실점의 마지막 책임자는 골키퍼의 몫.
더욱이 4강에서 맞붙는 한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두팀의 골문을 지키는 이운재와 칸의 대결은 승패 못지 않게 '누가 최고의 거미손이냐'를 지켜보는 재미를 축구팬들에게 선사할 전망이다.
이운재는 5경기를 치르는 동안 10일 미국전과 18일 이탈리아전에서 각각 1실점, 실점률 0.4골을 기록중이고 칸은 17일 아일랜드전에서 1실점, 실점률 0.2골로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골키퍼 중 가장 실점률이 낮다.
야신상을 놓고 경쟁을 벌이던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시먼(실점률 0.6)이 팀의 탈락과 함께 경쟁 대상에서 멀어졌고 남은 경쟁자는 4강에진출한 브라질의 마르쿠스(0.8), 터키의 뤼슈틔 레치베르(0.6)로 압축됐다.
기록상으로만 본다면 칸이 1위, 이운재가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야신상의 향방은 팀의 성적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 한국과 독일 중 누가 결승에 올라가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도 팀 동료 김병지와 주전 경쟁을 벌였던 이운재는 경기를 거듭할 수록 안정된 플레이와 번뜩이는 반사신경으로 상대의 날카로운 슈팅을 막아냈고 22일 스페인전에서는 승부차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칸 또한 1대1의 실점기회를 여러차례 막아내며 역대 최약체라는 조롱을 받고 있는 독일팀을 4강으로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한국은 94년 미국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독일과 한차례 만나 2대3으로 패했지만 이운재는 이 경기 후반에 교체투입됐고 칸은 당시 벤치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그라운드에서 만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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