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문가 관전평-120분 사투 체력 바닥…정신력의 승리

이제 정말 우승을 기대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개인적으로 축구선수로서 각광받은 적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지금보다 더 자랑스럽지는 않았다. 한국 축구의 신기원을 열어 준 후배들과 거스 히딩크 감독이 너무 고맙다.

이날 120분간의 연장 혈투 후 승부차기에서 우리가 이겼지만 '운'도 좋았던 것 같다.1번 키커 황선홍의 슛은 상대 골키퍼 카시야스가 정확히 읽은 볼이었다. 다행스럽게 볼이 낮게 깔리면서 골인이 됐다.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겠지만 축구도 자신감이 승부를 가른다.

조별리그 미국, 포르투갈전에서 페널티킥을 한차례씩 실축한경험이 있어 우려를 낳았지만 오히려 아픔이 약이 된 것 같다. 황선홍-박지성-설기현-안정환-홍명보는 약속이나 한 듯 자신감 넘치는 슛을 했고 전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듯 볼은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경기 시작이 좋았지만 전반 20분 이후부터 후반 초반까지 개인기를 앞세운 상대의 조직력에 상당히 밀렸다.이 때 상대 스트라이커 모리엔테스와 이에로의 헤딩슛에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이운재의 선방으로 고비를 넘겼다.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상대의 골결정력 부족도 있었지만 우리의 협력수비가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와 연장승부를 한 우리 선수들은 체력이 고갈난 상태였지만 정신력으로 버텼다.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이 상실되기 마련이지만 선수들은 이를 정신력으로 극복한 것이다.

물론 정신력의 바탕에는 '파워프로그램'을 통해 키운 체력이 있었다. 체력에서 앞선 한국은 후반 제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고 연장전에는 경기를 지배할 수 있었다.

백종철 영진전문대 여자 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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