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의 지적재산권 챙기기는 유별나다. FIFA는 자신들의 승낙 없이는 어떤 기업이라도 월드컵과 관련된 용어나 월드컵을 연상시키는 어떤 단어를 마케팅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로서 '월드컵 특수'는 절호의 마케팅 기회다. 이 때문에 기업들 사이에서는 FIFA의 단속도 피하고 월드컵특수도 만끽하는 '매복 마케팅'(Ambushing Marketing)이 성행하고 있다.
매복 마케팅이란 덤불 속에 숨어 있다가 지나가는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들 듯 남의 잔치에 편승하는 판촉 기법을 말한다.
FIFA의 국내 공식 파트너 및 공급업체는 KTF와 현대자동차, 현대해상, 대한항공, 포스코, 롯데호텔, 주택은행, 금강고려화학 뿐이다.
따라서 이들을 제외한 비후원사들은 FIFA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월드컵 특수를 잡기 위한 갖은 묘안을 짜내고 있다.
비후원사이면서도 월드컵 이미지를 광고에 가장 잘 활용한 회사로는 SK텔레콤이 꼽힌다. SK텔레콤은 한국축구 응원단 '붉은 악마'의후원사라는 점을 십분 활용, 엄청난 광고 및 인지도 제고 등 효과를 얻고 있다.
삼성 역시 계열사인 삼성카드의 전속 모델인거스 히딩크 감독이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하면서 공식후원사 부럽지 않은 월드컵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한국대표팀이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했을 때 광주은행은 800만원 이상 8년 이상 거래한 고객 800명을 선발해 선풍기를 증정하는'8강 마케팅'을 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도 대구은행이 '코리아 파이팅'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스티커를 10만장 배부하고 역내 백화점은 '우승기원' 등 용어를 활용하며 경품을 제공하는 등 월드컵 마케팅을 전개중이다.
그러나 비후원사 기업들은 월드컵 이후 즉 FIFA의 제소 등 '후폭풍'이 불어 닥칠까 부심하고 있다. FIFA가 월드컵이 끝난 뒤 '월드컵''FIFA' '2002' '피버노바' 등 용어를 무단 사용하거나 월드컵을 연상케 하는 마케팅을 한 기업을 무더기로 제소할 가능성을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FIFA는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 직후 지적재산권을 광범위하게 적용해 200여 업체를 제소했으며 승소율이 무려 95%나 됐다.대부분의 비후원사들은 '한국' '파이팅' 등 우회적인 방법 즉 매복 마케팅을 통해 월드컵 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구은행 소매영업기획팀 김경룡 차장은 "월드컵 특수는 극히 일부 대기업에만 국한되고 있을 뿐"이라며"따라서 영리보다는 월드컵 붐 동참 차원에서 이뤄지는 대부분 국내기업들의 매복 마케팅을 FIFA가 문제 삼지는 않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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