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제언-월드컵 '유종의 미' 거둬야

한국팀의 월드컵 4강신화 달성은 온나라를 '대~한민국'의 함성과 붉은 물결로 출렁이게 했다. 온 국민이 이처럼 뜨거운 감격의 기쁨을 맛본 적이 없을 정도로 월드컵 4강은 우리에게 엄청난 감동을 안겨주었다. 세계는 코리아를 다시 보기 시작했고, 우리는 세계인의 경외와 부러움을 한꺼번에 사는 대상이 되었다.

종반전에 접어든 이번 월드컵은 이대로만 간다면 최고의 성공작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우려했던 테러나 훌리건을 포함한 경기장 안전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팀의 기적같은 승전보가 연달아 터지면서 온 나라가 흥분의 도가니였지만 그 열광에 비해서는 별다른 불상사가 없었다. 우리의 성숙한 질서의식을 보는 것 같아 가슴뿌듯하다.

그러나 이 정도에서 만족하면 안된다. 월드컵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행여라도 돌출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철저히대비해야 한다. 특히 이번대회에서 매 경기마다 축구의 '신화'를 일궈내는 한국팀에 대한 응원전 과정에서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지금 온 국민은 우리팀의 호성적으로 인해 월드컵에 잔뜩 심취해있다.

이런 때일수록 흥분을 조절하고 도를 넘지 않는 절제의식이 필요하다.지금까지 우리 '붉은 악마들'을 비롯한 국민들은 용광로같이 뜨거우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질서의식을 선보여 외국언론들의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높은 수준의 이런 응원문화가 월드컵이 끝날때까지 이어져야 한다.

우리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너무도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있다. 대회 개최국으로서 엄청난 수확도 거두고 있다. 한국축구가 4강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하자 코리아에 대한 국가 이미지뿐 아니라 국내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도 급상승하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가되지 않도록 하는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앞으로 벌어질 준결승과 결승전 등에서는 우리선수들의 선전에 맘껏 열광하는 것도 좋지만 상대선수들에게도 박수를 보내는 여유를 보이며 대회가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힘을 모아야 하겠다. 이젠 월드컵 이후도 보면서 이번 대회로 인해 높아진 우리 위상을 관리하는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최창주(대구시 대명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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