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TV월드컵 韓·伊전 중계

북한 조선중앙TV가 이례적으로 한국의 월드컵축구 승전보를 23일 방영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지난 1일 '한일월드컵축구경기'의 개막전을 방영한데 이어 연일 주요경기를 편집해 '체육소식' 형식으로 비교적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다.

북한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대회 역시 40여차례 선별적으로 경기내용을 녹화방영한 바 있다. 다음은 23일 조선중앙TV 중계내용을 부문별로 분석했다.

▲토티 판정에 대한 해설=해설가로 나선 리동규 체육과학연구소 부소장은 오심여부 시비를 불러일으킨 이탈리아 토티의 퇴장에 대해 선수행동이 고의적이라며 "심판이 정확히 처리했다"고 풀이했다.

토티에 대한 판정은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노골적으로 이탈리아 편들기에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생소한 경기용어=북한은 이날 안정환의 머리받기(헤딩슛)가 성공해서 금골(골든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 남조선(한국)팀이 1단계 조연맹(조예선)을 이기고 2단계(16강)로 올라가는 목표를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볼차기(프리킥), 11m볼차기(페널티킥), 문지기(골키퍼), 방어수(수비수), 중간지대(미드필드) 등 '주체적'축구용어를 사용했으나 코너킥만큼은 그대로 사용했다.

▲자막처리와 응원소리 삭제=북한은 남측 방송을 그대로 내보냈으나 화면 왼쪽 상단의 스코어판 위에 '제17차(세계축구선수권대회)'라는 자막을 덧씌웠다. '붉은 악마들'이 외쳐댄 '대~한민국'이라는 응원소리를 삭제한 듯 중간 중간 웅웅거리는 기계음이 감지됐다. 하지만 관중석 하단에 걸린 태극기는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다.

▲南 '스타선수' 자세한 소개=젊은 신인을 대거 발굴한 것이 히딩크 감독의 공로라고 언급하면서 남측 스타선수들의 신상을 자세히 열거했다. 안정환은 이딸리아(이탈리아) 페루자 소속으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어 큰 경기에 강하다고 칭찬했다.

박지성은 속도가 빠른 공격수이며 이영표와 함께 중간지대(미드필드)를 제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기현은 기술있는 선수이며 유상철과 홍명보 등은 경험이 풍부한 노장선수라고 덧붙였다.

▲미국만 방영 제외=북한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32개국가 예선경기를 대부분 방영했으나 한국과 일본, 미국의 첫 경기를 제외했다. 미국의 경우 21일 열린 독일과의 마지막 8강전까지 내보내지 않았다.

▲우리선수 투지 칭찬=북한은 남조선(한국)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따라잡기를 해서 방어를 잘하고 있다며 투지를 발휘한다고 칭찬했다. 또 (폴란드전 승리로) 첫 출발을 잘해 사기가 올랐다고 해설했다.

▲남은 경기 방송전망=북한은 한국이 예상밖으로 선전함에 따라 남은 경기를 모두 내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관례대로 3,4위전과 결승전까지 방영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이 25일 독일을 꺾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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