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수와 감독 우리의 영웅-金대통령 월드컵 관전

"아쉽지만 우리는 잘 싸웠습니다. 선수들과 히딩크 감독은 우리들의 영웅입니다".김대중 대통령은 25일 밤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과 독일 대표팀간의 월드컵 4강전을 관전한 뒤 우리 대표팀이 아쉽게 독일대표팀에 패배, 결승 진출이 좌절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통령은 "열광과 성원을 해준 우리국민이 자랑스럽다"며 "국민이 이번에 보여준 유사 이래 최대의 열광과 역량을 살려 우리 국가의 융성을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조영달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선수대기실로 보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국민을 단합시킨 계기를 만들어 줘 고맙다"고 치하했으며, 히딩크 감독은 "대통령께 거듭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는 이날 전두환 김영삼 두 전직 대통령 내외와 함께 로열박스에서 경기를 관전해 눈길을 끌었다.김 대통령은 경기 시작 20분전 경기장에 도착, 귀빈실에서 제프 블라터 FIFA 회장, 정몽준.이연택 월드컵조직위원장, 남궁진 문화관광장관 등의 영접을 받았다.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영삼, 전두환 두 전직 대통령과도 악수를 하면서 인사를 나눴다.김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면은 지난 2000년 5월9일 김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두 전.현직 대통령이부부동반으로 만찬을 함께한 이후 2년 1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이어 김 대통령은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로 경기장에 입장했으며, 관중들이 연호를 하자 모자를 흔들며 답례했다.김 대통령이 입장할 때 로열박스에 있던 모든 귀빈들이 일제히 기립해 환영했으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자리에 계속앉아있다가 옆자리에 있던 손명순 여사가 팔을 잡아끌자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에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은 로열박스에 입장하기전 귀빈실에서 조우했으나 악수만 나눴다.두 전직 대통령은 경기장에 입장해서도 서로 말도 나누지 않은 채 자리에 앉았다.

다만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옆에 앉은 김 전 대통령에게 먼저 말을 걸어 잠시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으나 두 전직 대통령은 시종일관 시선조차 외면하는 등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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