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직위원장인 정몽준 의원이 월드컵으로 바쁜 와중에 한나라당 및 민주당 의원들과 골프 모임을 갖는 등 동료 정치인과 잦은 접촉을 가져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4강 신화 달성으로 한껏 주가가 높아진 정 의원은 지난 20일 민주당 강성구 함승희 의원 등과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자리를 함께 했던 한 의원은 "그가 반드시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참패 이후 노무현 후보교체론이 제기되면서 당 일각에서 정 의원을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내분이 일단락된 지금도 비주류 측은 정 의원의 대선 경쟁력에 주목하고 있다.
정 의원은 한국팀이 4강에까지 올라가면서 한국전 관전을 원하는 국회의원들에게 입장권과 비행기표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을 통해 보내주기도 했다. 정가에서는 향후 대선 행보를 의식한 정치권에 대한 배려로 보고 있다.
정 의원은 월드컵이 끝나면 정치적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정 의원 주변에서는월드컵 직후 대선출마를 겨냥한 여러가지 움직임들이 엿보이고 있다.
이미 대선조직을 구성해뒀다는 소문이 나도는가 하면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정치 경제 통일 외교 문화노동정책 등 전 분야에 대한 인재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내 정책보좌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어쨌든 정 의원은 월드컵 열기에 힘입은 독자 출마나 미래연합 박근혜 대표와 민주당 이인제 전 고문 등 제3세력과의 연대, 혹은 민주당의 대선구도 변화 여부 등으로 대선정국의 중대한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내달 1일자를 통해 정 의원의 대선 돌풍 가능성을 보도했다. 타임은 "정 의원이 이미 대선 레이스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특히 그는 대통령의 주 임무가 '한국민의 단합'이라고 말했는데 수백만명이 몰린 월드컵 거리 응원으로 이같은 임무를 완수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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