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결승좌절…다시 달구벌서

진한 감동의 끝은 아쉬움이었다. 졌지만 잘 싸웠고, 후회없는 한판이었다.25일 밤 서울 월드컵경기장.

위르스 마이어(48.스위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렸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여 관중들은 태극전사들이 사라질 때까지 '대~한민국'을 외치며 발걸음을 떼지 않고 이들의 선전을 격려했다.

지난 4일 폴란드를 완파하며 출발한 후 4강까지 질주해 온 '태극호' 급행열차가 종착역 요코하마를 눈 앞에 두고 아쉽게 박동을 멈췄다.그러나 여기서 끝낼 수는 없다.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태극전사들은 대구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3, 4위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을 기약했다.

250만 대구시민들을 비롯, 4천700만 국민들도 붉은 머플러와 태극기를 나부끼며 태극 전사들의 마지막 승리를 기원할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25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준결승에서 '전차군단' 독일과 맞서 사력을 다했으나 끝내 체력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0대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29일 오후8시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터키전 패자와 3위 자리를 다투게 됐다. 16강전과 8강전을 연거푸 연장 승부로 치른 뒤 불과 이틀을 쉰 대표팀에게 체력을 앞세운 강력한 압박 플레이를 기대하는 것을 무리였다.

하지만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강호들을 잇따라 꺾은 한국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한국은 전반 8분 먼저 찬스를 잡았다.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차두리가 올려준 볼을 이천수가 논스톱으로 슛을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 올리버 칸의 손 끝에 걸렸다.

또 17분에는 차두리의 패스를 받은 박지성이 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왼발 슛을 날렸으나 칸 정면으로 날아갔다.이후 한국은 상대의 거센 공세에 계속 밀렸으나 전반을 득점없이 비겼고 후반 26분 좋은 찬스를 만들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은 이천수가 수비보다 수적 우위를 잡은 상황에서 문전으로 파고들다 상대 파울로 프리킥을 얻었다. 그러나 이천수가 오른쪽에서 무방비로 대기중이던 안정환에게 패스하는 대신 중앙 돌파를 고집한 것은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4분 뒤 김태영의 패스가 끊기면서 올리버 노이빌레에게 오른쪽 돌파로 역습을 허용, 위기를 맞았고 결국 노이빌레의 패스를 받은 미하엘 발라크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미하엘 발라크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킨 독일은 월드컵 통산 7번째 결승에 진출, 30일 요코하마 경기장에서 브라질-터키전 승자를 상대로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한편 브라질과 터키는 26일 오후 8시30분 일본 사이타마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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