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장거리 전화회사인 월드컴의 회계 부정으로 인해 전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한 데 이어 월드컴에 대출하거나 해당 주식.채권을 보유한 국제금융기관들도 큰 피해를 볼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또 월드컴이 후원해온 미 프로골프 PGA 투어와 국제자동차대회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38억달러 회계부정=90년대 미국 기업 '성공신화'의 대표주자였던 장거리통신업체 월드컴이 38억달러에 이르는 사상최대규모의 회계부정 사건으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26일 경제.금융전문 케이블 방송 CNBC와 CNN 금융뉴스인 'CNN 머니' 등에 따르면 월드컴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와 주가속락에 이어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내부 회계부정사건까지 터지면서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됐다.
내부감사에서 지난 2001년 30억5천500만달러, 올해 1.4분기 7억9천700만달러 등 모두 38억달러를 넘는 금액이 지출 항목에 들어가야 하는데도 자본투자 항목으로 이전된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따라 이자와 세금, 감가상각비 및 채권 분할상환액 등을 공제하기 전 영업이익인 EBITDA가 인위적으로 부풀려지는 결과가 빚어졌다.
EBITDA는 영업결과 실제 얼마나 이익을 남기느냐를 가늠하는 보편적인 잣대로 활용되는 개념이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회계처리가 없었다면 월드컴은 2001년과 금년 1.4분기에 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제 금융기관의 피해=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측은 26일 월드컴 파문으로 5억6천500만달러의 투자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캘퍼스 관계자는 "채권쪽에서 3억3천만달러, 주식 부문에서는 2억3천500만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여기에는 실현되지 않은 내역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금융정보 전문 서비스인 블룸버그가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한 바에 따르면 JP 모건은 월드컴에 최저 1억달러에서 많게는 2억6천500만달러를 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티 그룹도 적게는 5천100만달러에서 최대 2억6천500만달러를 빌려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역시 최저 9천200만달러에서 최대 2억6천500만달러를 대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했다. 여기에 뱅크원과 플리트보스턴 파이낸셜 및 웰스파고 은행들도 각각 최대 6천600만달러를 대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밖에 ABN 암로, 아에곤, BNP 파리바, 멜론 파이낸셜도 많게는 2억달러에서 적게는 1천만달러까지 노출돼 있으며 보험회사인 뮌헨레와 프루덴셜도 각각 7천900만달러와 1억5천만달러가 대출 또는 채권보유 형태로 노출돼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독일 보험회사인 알리안츠의 경우 피해액이 1억달러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리=조영창 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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