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G8 아프리카 지원 '생색'

서방 선진 7개국(G7)과 러시아 등 주요 8개국(G8) 정상들은 27일 '생색용' 아프리카 지원안 'G8 아프리카 행동계획'에 합의하고 이틀간의 회의를 폐막했다. G7은 그러나 러시아가 과도하게 비축해놓은 플루토늄이 테러리스트들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러시아 보유 대량 살상무기 해체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G8의 아프리카 지원=G8 정상들은 이날 캐나다 로키산맥의 휴양도시 카나나스키스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60억달러를 아프리카에 지원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안에 서명했다. 이 합의안에 따르면 주요 8개국은 아프리카의 전쟁과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이 창설할 예정인 평화유지군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오는 2005년까지 아프리카 지역의 무역장벽 제거를 통한 수출 촉진, 인권보호와 교육의 질 향상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장 크레티엥 캐나다 총리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지난 3월 유엔 총회에서 매년 12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사항은 합의하지 못했으나 120억달러의 절반 이상은 아프리카에 지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구호기관들은 이와 관련 "G8의 아프리카 지원 계획이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의존하고 있는 커피와 면화 등의 가격 하락분을 보충하는 하찮은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며 거세게 비난했다.

이에 앞서 G8은 26일 일부 아프리카 최빈국들에 대해 부채 10억달러를 추가 탕감하기로 합의했다. 서방 선진 7개국과 러시아 정상들의 과다채무빈국(HIPIC)에 대한 이같은 합의는 1996년 마련된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계획의 적용을 받는 아프리카 22개국들에 혜택을 주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캘거리에서 활동중인 국제구호단체의 한 대변인은 "부채탕감 총액이 개발도상국의 꼭 50일 부채 결제액과 같은 액수"라고 지적하고 "에이즈와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세계기금(GFFA)의 경우 20억달러가 채 늘어나지 않은 반면 미 의회는 9.11테러이후 사흘뒤 대테러예산은 400억으로 증액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꼬집었다.

◇러시아엔 선심=미국을 비롯한 서방선진 7개국(G7)은 아프리카엔 인색했으나 러시아에는 선심을 내보였다. 러시아 보유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해체를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앞으로 10년간 2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국가별 분담액은 미국이 앞으로 10년간 100억달러를 내놓으며 독일(15억달러)과 이탈리아(10억달러) 등이 나머지 금액을 충당하게 된다. 이와 함께 G8 비소속국들도 분담 요청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G8 정상들은 러시아가 G8 정식 회원국이 되는 오는 2006년 G8 정상회담을 러시아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정리=조영창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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