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월드컵, 멋지게 마무리하자

내일 대구서 열리는 월드컵 대회 3, 4위 전은 우리나라서 열리는 마지막 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우리가 월드컵 대회를 통해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은 순수한 스포츠 정신으로 하는 경기매너와 질서정연한 응원문화 그리고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한국식 축구로 요약될 수 있다. 따라서 대구대회는 바로 이 결실을 거두는 대회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거액의 몸값 등 상업주의에 찌든 유럽식 축구에 식상한 세계 축구 팬들에게 아마추어적인 스포츠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는 활기찬 한국식 축구를 보여 세계를 신선한 감동에 빠지게 하는 일은 선수들의 몫이다.

그리고 박진감 넘치는 한국식 축구로 승리를 하는 것도 선수들의 몫이다. 이는 우리국민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의 요구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선수들이 기대에 부응하리라고 본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를 감동시킨 것은 바로 붉은 악마로 대표되는 우리의 응원문화이다. 자국팀 응원은 물론이려니와 상대팀도 존중하고 또 자국팀이 패했을 때도 공정성을 잃지 않는 매너는 훌리건의 난동에 몸서리치고 있는 유럽인들에게는 그야말로 신선한 감동이었던 것이다.

많은 유럽인들은 우리의 본보기라며 앞으로 유럽서도 유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대구경기는 마지막으로 이 위대한 응원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줄 의무가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세계에 응원의 모범을 보였다면 대구는 우리나라에서 모범이 되게 하자. 이미 대구는 범어로터리 응원 등을 통해 전국의 모범이 되어 있지만.

그리고 내일의 대회를 승리로 이끌어 세계 축구사를 다시 쓰는 계기를 대구가 만들자.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축구의 업적을 대구가 총정리하자. '하면 된다'라든지 '할 수 있다'라든지 하는 캔두(can do)정신으로 이룬 경제기적의 주역이 바로 대구·경북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캔두정신으로 세계를 놀라게 만든 우리 축구의 마지막 투혼이 대구에서 불살라진다는 것은 우연을 넘은 보상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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