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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정보사회와 인간의 조건

좌파주의 지식인이 예측한 미래 보고서. 저자는 새로운 기술의 무한한 잠재력을 신뢰하며 정보사회의 인간조건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견지한다. 정보화사회에서는 프롤레타리아의 몫이었던 노동이 소멸하지만, 자동화는 대량실업이 아니라 풍요를 촉진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다만 정보의 독점과 권력에 의한 정보왜곡으로 인하여 새로운 전체주의 출현의 가능성을 경고한다. 건강한 정보화 사회를 위해 대중을 조직화하고, 대중의 신뢰를 토대로 한 진보적인 정치조직, 즉 노동자 정당, 노동조합,대규모 종교운동이 전지구적으로 일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아담샤프/한길사, 2만원)

■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통해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했던 박노자의 두 번째 책. 저자는 러시아 태생으로 지난해 한국인으로 귀화, 현재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한국학을 강의하고 있다.저자는 북유럽식 사회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노르웨이 사회의 이모저모를 소개하고 있다.

상하의 질서와 복종을 강조하는 우리와 달리, 다양성의 존중과 소박한 삶을 생활의 주요철칙으로 여기는 노르웨이인들의 평등한 인간관계를 강조한다.특히 그는 우리사회에 자리잡고 있는 일상적.제도적 폭력의 뿌리가 바로 군사주의, 국가주의, 그리고 왜곡된 민족주의에 있음을 지적한다. (박노자/한겨레신문사, 9천원)

■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흥겨운 입심과 날렵한 필치, 정교한 구성으로 자기만의 문체를 일궈가는 중견소설가 성석제의 중.단편 소설집. 세상의공식적인 길에서 한치 비껴난 예외적인 인물들의 생에 주목함으로써 기성의 통념과 가치를 돌아보는 독특한 감동을 선사한다.

표제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모든 면에서 평균치에 못 미치는 농부 황만근의 일생을 묘비명 형식을 삽입해 서술한 단편. 이외에도 한 친목계 모임에서 우연히 벌어진 조직폭력배들과의 한판 싸움을 그린 '쾌활냇가의 명랑한 곗날', '천하제일 남가이' 등 괴(怪)한 모습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성석제/창작과 비평사, 8천원)

■ 일본을 위한 변명

'섬나라 근성' '축소지향' '집단적 인간' '이중성'... 수많은 일본 안내서들이 주장하는 일본론은 믿을 만한 것인가."1억명 이상의 집단의 성격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닐까?"

책 '일본을 위한 변명'은 한국인 여성과 결혼, 한국에 사는 두 일본인이 일본문화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펴냈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보다는 종교, 생활문화, 전통.대중문화, 일본문학 등 일본 또는 일본인을 구성하는 분야를 일본인 시각에서소개하는 가이드북으로써 더 효용이 있을 듯하다. (고자와 야스노리.요시모토 하지메/푸른나무, 7천500원)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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