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 신화와 대입전략

한국이 유럽의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월드컵 4강 진출의 신화를 이루자 전 세계가 경탄하고 있다. 외신들은 한국 국민이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경제적, 사회적으로 자신감을 찾게 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무명의 젊은 선수들을 전격적으로 기용해 승리의 주역이 되게 한 히딩크의 지도력은 모든 사람들로하여금 간절히 소망하며 그 꿈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면 어떤 것이든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주었다.

수험생들도 이번 월드컵을 지켜보면서 공부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팀의 변화와 전략은 단순한 축구 경기 이상으로 수험생들에게도 시시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공부에 그대로 적용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입시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기초체력이 중요

한국팀 승리의 원동력은 연장전까지도 처음처럼 뛸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이다. 공부에서도 기초체력은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교과서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소화하는 것이 기초체력을 다지는 일에 해당된다. 많은 수험생들이 기본은 무시하고 문제풀이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이런 학습법은 쉽게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언어 영역이 약한 학생은 먼저 다양한 독서를 통해 독해력과 어휘력부터 길러야 한다. 그런 다음문제 풀이를 통해 실전 훈련을 해야 한다. 수리 영역이 약한 학생은 교과서적인 기본 개념과 원리를 오래 생각하며 어떤 문제든지 끝까지 혼자서해결하려는 자세를 확립해야 한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에 약한 학생도 먼저 교과서 각 단원의 기본 개념과 원리부터 이해해야 한다. 평소 신문이나 잡지 등을 꾸준히 읽으며 사회현상과 교과서적 원리를 연결짓는 학습 습관을 확립하게 되면 통합적 응용 문제의 풀이는 보다 쉬워진다.영어에서도 평소 낯선 어휘가 나오면 영영 사전을 찾아보며 일일이 확인하며 암기를 해야 한다. 탄탄한 어휘력을 바탕으로 많은 예문을 암기하면 언어감각과 독해력은 절로 향상될 것이다.

▨실패 두려워하지 않기

히딩크 감독은 미국전에서 이을용의 페널티킥 실축을 두고 "경기란 원래 다 그런 것 아닌가? 그것도 경기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이탈리아전에서 안정환의 페널티킥 실축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을용은 동점골을 어시스트했고, 안정환은 골든골을 넣었다. 히딩크는 승리 후 관중들이 열광적으로 환호할 때도 가볍게 답례만 하고 라커룸으로 사라졌다. 이는 작은 승리에 흥분하지 않고 바로 그 순간부터 다음의 보다큰 승부에 철저하게 대비하겠다는 단호한 결의의 표현이다.

많은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매달 치르는 모의고사 성적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 우리는 작은 실수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한 번 성적이 나쁘다고 실망해서는 안 되며, 한 번 성적이 좋다고 방심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도 모의고사 성적에 따라 한 달 동안 집안 분위기가달라지는 가정이 많다.

견고한 실력은 실수와 실패를 통해 쌓이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든 결과를 낙관하며 꾸준히 노력하면 어느 순간 기적 같은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멀티 플레이어 되어야

한국팀의 강점은 한 선수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수험생 누구에게나 자기가 잘하고 자신있는 과목과 단원이 있다.

공부를 하다보면 자신 있는 과목이나 단원은 자주 보게 되고 하기 싫거나 힘든 부분은 계속 미루기가 쉽다. 지원 학과에 따라서 영역별 비중이나 가중치는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능은 전체 혹은 3, 4개 영역의 점수가 반영된다.

한 두 과목을 잘해서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은 현재로서는 너무도 좁다. 종합적인 계획을 세워서 모든 영역에 골고루 시간과 노력을 안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어떤 과목은 원래 잘하고 어떤 과목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우리 축구 선수들이 피나는 훈련을 통해다양한 포지션을 맡을 수 있게 됐듯이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면 정복하지 못할 과목이나 단원은 없을 것이다.

▨불굴의 투지와 자신감

한국팀은 불굴의 투지와 자신감, 때론 오기로 우승후보들을 차례로 정복했다. 경쟁이 치열한 곳엔 언제나 자타가 공인하는 강자가 있고, 대부분 사람들은 그 강자와 맞서길 두려워하고 실제로 맞설 경우 주눅이 들어 평소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의 한국팀이 그러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결코 주눅들지 않은 당당한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공부하는 동안 가능하면 남과 비교하지 말고 설혹 현재 다소 뒤처진다 하더라도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반드시 따라잡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까지 최선

많은 수험생들이 5월 중순 이후 소위 말하는 슬럼프에 빠져 힘들어하고 있다. 몇 차례 모의고사에서 자신이 기대한 만큼의 성적향상이 없어자신감과 의욕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은 이탈리아 전에서 보여준 한국팀의 투혼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스페인전에서도 후반 초반까지 밀리던한국팀은 쓰러지지 않고 또다시 힘을 내 승부차기까지 몰고 갔다. 수능시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면 평소 모의고사 성적보다 30~50점 향상시킬 수 있다.

▨12번째 선수의 도움

한국팀의 선전과 4강 신화는 전국민의 절대적인 성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입시도 마찬가지다. 수험생의 가족은 12번째 선수이다.붉은 악마들은 골이 터졌을 때 광란의 몸짓으로 기쁨을 표현하지만 실제로 그들의 위력은 선수들이 실수를 하고 게임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나타났다.

그들의 열렬한 응원은 우리 팀이 어려운 순간에 의미가 있었고 진가를 발휘했다. 그들은 우리 선수들이 실수를 할 때 아쉬움은 표현했어도 야유를 보내거나 꾸짖지 않았다. 그들은 가슴이 터질듯한 승부차기 순간에 숨을 죽이고 속으로 기도하며 선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노력했다.

수험생 뒷바라지도 이와 같아야 한다. 믿고 성원하며 지켜볼 줄을 알아야 한다. 운동장에서 뛰는 자는 선수이고, 교실에서 공부하는 자는 수험생이다.관중과 가족은 자신의 한계와 역할을 알아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일신학원 진학지도실

'붉은 악마'등 스크랩

논술.심층면접에 도움

▨월드컵과 논술, 면접

최근 몇 년 동안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의 논술 및 심층면접 시험에서 시사적 쟁점을 각 교과와 관련지어 묻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 지난해 1학기 수시모집에서는 개그우먼 이영자씨의 다이어트 파문에 관한 문제가 나왔고, 12월 정시모집에서는 9.11 테러와 관련된 문제들이 많이 출제됐다.

입시전문가들은 다음달 실시되는 1학기 수시모집을 비롯해 올해 정시모집에서 월드컵과 관련된 문제들이 반드시 출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임을즐기면서 동시에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다음 주제들을 눈여겨 살펴보며 관련 자료들을 스크랩해 두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스포츠와 군중심리, 붉은 악마가 가져온 사회적 현상, 히딩크의 리더십과 지도력, 월드컵의 사회 경제적 효과, 붉은 악마와 레드 콤플렉스,축구공의 물리적 선택, 축구공이 휘어지는 원리, 월드컵과 한일관계, 거리 응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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