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교육청이 인터넷 홈페이지(www.kbe.go.kr)를 통해 3년째 운영하고 있는 '칭찬합시다' 코너가 학생, 교사, 학부모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99년 5월 개설된 이후 지금까지 1천여건의 칭찬 글이 올라왔다. 100~200건 안팎에 그치고 있는 다른 시.도 교육청과 비교하면 놀라운 숫자. 특히 올해 들어서만 400건이 넘는 글이 올라와 작년 한해 245건보다 더 많은 내용이 실렸다.
도교육청 임태한 교육정보화과장은 "교사들 사이에 혹은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은데 칭찬을 통해 이를 해소하자는 취지로 코너를 개설했다"면서 "매학기 이벤트를 통해 참여를 유도한 결과 타 시.도에서 보기 힘든 따뜻한 칭찬 마당이 됐다"고 했다.사연이 많다 보니 칭찬하는 대상과 내용도 가지가지.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이야기도 적잖아 방문하는 이들에게 적잖은 감동을 주기도 한다.가장 많은 사연은 아무래도 선생님에 대한 학생들의 감사 글. 도교육청이 지난 1년 동안 올라온 칭찬 가운데 우수 사례로 선정한 대표적인사연도 지난 3월 구미금오고 류소희 학생이 작년 담임 선생님에게 쓴 감사글이다.
'저는 공부에도 취미가 없었고 제대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어 학교를 싫어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작년 1학기초 학생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친해지려는 김진수 선생님의 모습은 가식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학교 밴드부에서 노래를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고 잘 할 수있었던 것은 노래뿐이었는데, 환경은 너무나도 열악했습니다.
제대로 된 연습실도,악기도 없었고… 그런데 어느날 선생님께서 "연습실 구했다. 3학년4반 교실에 올라가봐라"고 하셨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날 때 쯤에는 사비를 털어서 드럼도 구입해 주셨습니다. 〈중략〉 선생님은 자신의 모든 것을 학생에게 아낌없이 주십니다. 저희 때문에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교장 선생님께도 미운털이 박히셨습니다. 선생님께서 저희에게 주신 사랑 절대로 잊지 못할 것입니다'.
친구들끼리 칭찬을 아끼지 않는 흐뭇한 모습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반에는 몸이 불편하지만 항상 웃음이 가득한 친구가 있습니다.아픈 몸이지만 남들보다 더 공부하고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항상 앞장서서 하는 모습이 칭찬받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친구는 DDR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몸이 불편해서 조금은 힘듭니다. 빨리 나아서 좋은 모습으로 DDR 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흔치 않지만 교장이 교사를 칭찬하는 글도 눈에 띈다. '금호공고 교장입니다. 본교 상담업무를 맡고 있는 이청우 선생님을 칭찬합니다.
선생님은 전 교사의 상담교사화를 위해 노력하고있으며 e상담, 학부모 상담자원봉사자 활동 강화 등을 통해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학생들의 적응을 돕고 있습니다. 매일 한시간 일찍 출근해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열성이 더욱 돋보입니다'.
이 코너에서 여러 글들을 쓰고 봐온 덕분인지 학생들의 글은 선생님이나 부모님에 대한 감사를 넘어 주위 사람들, 국가대표 축구 선수들, 나아가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까지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저는 저희 영일고 수위 아저씨를 칭찬합니다.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보이는 분은 바로 수위 아저씨입니다.
포대자루 하나와 집게 하나를 들고 구석구석 작은 쓰레기도 알뜰히 주우시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면 학생들도기분이 좋아집니다. 수리 좀 해달라고 부탁해도 항상 웃으시면서 해주시던 수위 아저씨.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메일도교육청은 지난 1년 동안의 칭찬글 가운데 우수한 내용이 담긴 20편을 선정, 29일 발표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 "24일 오후 9시, 한미 2+2 통상협의…초당적 협의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