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관계 '월드컵 효과'

한동안 소강상태에 빠졌던 남북교류가 한일 월드컵 성공개최를 계기로 새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월드컵축구대회는 북한에 대한 지원을 놓고 '퍼주기' 논란을 빚는 등 남한사회 일각에서 불거졌던 반목과 갈등을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붉은악마들'의 가열찬 응원에 힘입어 '4강신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온국민이 스스로 떨쳐 일어나 한덩어리가 됐다.

특히 한국 대표팀이 36년전 영국 월드컵에서 북한의 승리를 상기시키듯 강력한 우승후보 이탈리아팀을 격파한 쾌거는시·공간을 넘어 남북한 한겨레의 연대감을 재확인하는 뜻깊은 기회가 됐다.

북한 조선중앙TV는 한국전 승리장면을 녹화중계하는 '깜짝쇼'를 연출해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서울회의와 금강산 당국자회담 불발 등으로 공전을 거듭하던 남북관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던져줬다.

무엇보다 한·미·일 3국이 지난 1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동을 갖고 대북관계 개선을 위한 중요한 계기에 직면했다고 인식을 같이한 점이 주목된다.

당시 3국 대표단은 공동발표문에서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북한을 포용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동북아지역의 평화와 번영이 크게 증진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 정부는 대북 대화 재개를 위한 행정부내 의견 조정과 한·미·일 3자간 정책조율을 마무리한 가운데 사실상 미국 특사의 8월 방북문제를 확정하고 조지 W 부시대통령의 최종 재가만 남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기다 워싱턴을 방문한 임성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콘돌리자 라이스 보좌관을 만나 대북정책 현안을 집중조율하고 북-미대화 재개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한 상태다.

정부는 월드컵 성공개최와 북-미대화 재개 분위기 진전 등 긍정적인 주변여건이 형성됐다고 판단하고 7월들어 남북관계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민간 교류 역시 7월에는 좀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6·15 남북 공동선언 2돌 기념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한 남북 대표단은 7월과 9월 금강산에서 '남북청년통일대회'와 '남북여성통일대회'를 각각 개최키로 합의했다.

남북이 예정대로 7월 26~28일 금강산에서 각각 200명씩 참가하는 청년통일대회를 개최하고 나면 다른 분야 교류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금강산여관에서 여성, 청년, 노동, 종교 등 분야별 단체모임을 갖고 앞으로 민간부문에서 6·15 남북 공동선언 정신을 적극 지지하고 실천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고유환 동국대교수는 "7월에는 남북경협위 2차회담부터 재개될 것으로 본다"면서 "북한의 식량사정이 좋지 않아 이제는 명분보다 실리를 찾을 단계"라며 대화재개 가능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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