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탈북자 지원활동을 해온 한국인목사 등 NGO(시민단체)관계자 4명이 중국 당국에 체포돼 중형의 위기에 처했다는 기사에 가슴뭉클했던 이들이 적지 않다. 마치 2차대전의 포로수용소 탈출을 다룬 영화 '대탈주'에서 주인공 '프랭크 시나트라'가 보여준 감동의 드라마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뒤늦게 알려진 것이지만, 작년 12월 내몽골에서 탈북자 망명을 돕다 중국의 차가운 감옥에 갇힌 이 중에 천기원 전도사가 있다. 그러나 그가 체포됨으로써 궁지에 몰린 탈북자 13명의 운명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천씨와 함께 몽골로의 탈출을 시도했던 12명은 탈출의 실패로, 한 임산부는 아무 것도 없는 감옥에서 출산했고, 아이들은 혹독한 추위속에 하루 두끼의 밀가루떡과 모래섞인 물한컵으로 견디고 있다고 한다. 이들을 견디게 하는 힘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희망'이었다.
▲대규모 탈북의 기미가 우리에게 읽혀지고 있다. 그것은 최근 외국공관을 통한 잇따른 탈북망명시도와 중국당국자들의 신경질적인 반응에서 감지됐다. 그리고 그 '탈북의 밀물'은 이땅에 들어온 탈북자 입국추이에서 확인된다. 98년 71, 2000년 312, 2001년 586, 2002년 6월 현재 514명, 연말께 1천명 예상이 그것이다. 처음 탈북의 주요인은 굶주림과 박해, 지금은 보다 '업그레이드'된 인간적인 욕구로 확대되고 있다.
"아이들을 좋은 환경에서 낳고 싶고, 보다나은 교육을 받게하고 싶다"는 소박한 표현들이 탈북자들의 입에서 튀어나오고 있음이 그것이다. 이제 탈북은 '생계'차원이 아닌 '생활'차원으로 에스컬레이트되고 있는 셈이다.
▲탈북의 밀물화 조짐을 먼저 감지한 쪽은 미국이다. 부끄럽게도 우리가 아니다. 6월들어 미국국회는 '탈북자 북송중단 결의안'에 이어 '탈북난민 수용법안'을 제출했다. 콜린 파월 미국무장관은 또 엊그제 일부 탈북자들에게 난민지위 부여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관련법안 수정안이 통과되기까지는 몇달 몇해가 걸릴지 모르고, 파월의 '검토' 답변 또한 원론적인 표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미 '시작은 반'이다. NGO들이 만들어 내는 들끓는 국제여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의 탈북자 접근요구 등 국제사회의 '인권'에의 관심은 이미 중국을 흔들고 있다.
▲탈북대책에 관한한 오히려 우리가 늦다. 독인일 의사 '폴러첸'이 1천명 규모의 '보트피플'계획과 몽골의 탈북난민수용소 설치문제를 끄집어내고 유엔까지 탈북자 문제에 개입을 표방한 판국에 정작 우리국회는 이 문제에 입한번 벙긋한 적이 없다.
외교당국의 핑계도 그저 쉬쉬 '조용한 외교'다. 이제 그 방침의 포기를 주문하고 싶다. 그동안 숙원이었던 탈북자의 난민지위 인정을 유엔을 통해 중국측에 요구할 때가 된 것이다. 중국도 그것이 대세임을 어쩔수 없이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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