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월드컵 역사상 첫 대결하는 브라질과 독일의 결승전의 킥오프 휘슬이 울리는 순간 요코하마종합경기장 관중석에서는 끊임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6만9천여 관중의 시선은 '마의 6골벽' 돌파에 도전하는 브라질의 호나우두와 야신상 수상에 빛나는 '거미손' 독일 수문장 올리버 칸에게 쏠렸다. 팬들의 관심은 경기에서 그대로 연출됐고 두 선수의 자존심 대결에서 콜리나 주심의 경기종료 휘슬이 울릴 때 마지막으로 웃은 선수는 결국 골잡이 '지존' 호나우두였다.
'전차 군단' 독일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매 경기 상대팀 선수까지 위로해 주는 늠름한 모습의 칸은 이날 한동안 자기 골문에서 서성이며 안타까움을 토해냈다.전반 두 차례의 맞대결은 칸의 판정승.
전반 30분 호나우디뉴가 토킥으로 띄운 로빙패스를 받은 호나우두가 골지역 정면에서 칸과 맞섰지만 발을 길게 뻗으며 건드린 공이 그대로 칸의 품에 안겼다. 칸은 전반 인저리타임에 호베르투 카를루스의 슈팅같은 패스를 받은 호나우두가 아크 정면에서 강하게 왼발 터닝 슛한 공을 여유있게 무릎으로 쳐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전반 독일 수비에 꽁꽁 묶여있던 히바우두의 움직임이 훨씬 자유로워지면서 후반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후반 초반 독일의 압박 공격을 잘 막아낸 브라질은 경기시작 67분만인 후반 22분 지루하던 0대0 공방에 마침표를 찍었다.
독일 수비수 디트마어 하만이 자기 진영에서 어설프게 공을 다루는 틈을 타 호나우두가 가로챘고 이를 옆의 히바우두에게 찔러주자 히바우두가 강하게 왼발 슈팅을 날렸다.
땅에 깔려 들어온 슈팅을 칸이 자세를 낮추며 막아냈지만 가슴에 안겼던 공은 퉁겨나갔고 호나우두가 질풍처럼 달려들며 오른발로 리바운드 슛, 그물을 갈랐다. 호나우두의 슛을 막기 위해 칸이 다시 몸을 날렸지만 역부족.
지난 74년 서독대회에서 폴란드의 라토가 7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이래 98년 프랑스월드컵까지 누구도 올라보지 못한 7골 고지에 당대 최고 스트라이커 호나우두가 큰 걸음을 내디뎠다.
준결승까지 6경기를 치르는 동안 1골만을 내주며 야신상을 수상한 칸은 12분 뒤 다시 골문을 열어주었다. 브라질의 두번째 골은 클레베르손으로부터 시작됐다.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클레베르손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중앙으로 찔러주었고 이를 히바우두가 '거짓동작'으로 그냥 흘려버리자 볼은 무방비의 호나우두에게 이르렀다.
당황한 독일 수비가 급하게 달라붙었지만 칸의 동작을 읽은 호나우두가 순간 판단력으로 먼 쪽 포스트를 향해 오른발로 감아차 그물을 출렁인 것. 공이 흘러가는 방향으로 몸을 날린 칸은 손도 뻗어보지 못하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독일은 후반 4분 올리버 노이빌레가 약 35m짜리 오른발 직접 프리킥으로 브라질 골문을 두드렸지만 골키퍼 손에 스친 공이 포스트를 맞고 나온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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