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지난달 29일 서해상에서 발생한 남북간의 교전사태와 관련, 지난 3년전의 1차 서해교전 당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누그러진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 일각과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북측이 더 이상의 사태 확산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하고 아직은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대세다.북측은 여전히 남측의 날조극으로 주장하며 선제공격으로 인한 인명피해에 대해 그 책임을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북측 첫 보도
북한 매체의 첫 보도는 3년전에 비해 형식과 내용에서 그나마 절제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형식에선 1999년의 경우 북한 방송들은 당일로 서해교전 사실을 첫 보도하면서 '남조선괴뢰', '남조선당국자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당일 보도에서 북측 '군사소식통'을 인용해 '남조선 군부'와 '남조선 군당국자'로 비난의 범위를 한정시켰다.
또 북측은 3년전 연일 반복보도에 이어 일반 주민들의 반향(반응)까지 내보냈으나 북한 내부 매체로는 아직 내보내지 않고 있다.
그리고 3년전 보도에서는 "인민군 군인들의 생명이 엄중히 위협당하였으며 우리(북)측 함선 1척이 침몰되고 3척이 심히 파손되었다"고 밝혔으나 이번 보도에서는 "결국 쌍방간에 교전이 벌어지고 손실들이 있었다"고만 언급했다.
▨북측 해군 반응
이번의 경우 북측 해군은 교전 다음날인 30일 해군사령부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남측에 책임을 전가했다.
"뜻밖에 교전이 벌어졌으며 그 과정에 쌍방간에 인원과 함선손실이 있었다"는 북측 해군사 대변인의 발언은 북측이 확전을 원치 않고 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북방한계선(NLL)이 1950년대에 제멋대로 그어놓은 비법적인 유령선이며 그것을 한번도 인정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은 세상이 다아는 사실"이라는 주장은 남측언론 보도에 의한 허위선전이라는 북측 논리의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99년의 경우 교전 발생 직후인 19일 해군사령부 대변인이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닷새가 지난 20일부터 해군사령부 보도를 다섯차례 내놓았으며 남측에 대해 "신성한 공화국 령해(영해)에 대한 침범행위를 계속 감행한다면 섬멸적 타격을 면치 못하리라는 것을 경고한다"고 주장했다.
▨남북관계 관련 반응
1999년의 경우 북측은 교전 다음날인 16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측 인사의 평양방문과 접촉을 잠정적으로 제한.중지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북측은 1일 오전 판문점 남북 연락관 접촉을 통해 리광근 조선축구협회 회장 명의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 앞으로 월드컵 성과축하 편지를 보내왔다. 진의를 확인하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남북간의 교류.협력을 이어가려는 북측의 의향을 일단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책임 문제 및 사과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남측은 선제공격을 가한 북측에 책임자 처벌 및 사과, 재발방지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북측은 조작극이라며 오히려 남측에 책임을 미루고 있다. 하지만 북측이 우리 경비정 1척에 대해 집중 포격을 사전예고 없이 가했다는 의도성 차원에서 북측 주장의 설득력은 의문시된다.
3년전의 경우 북측은 당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회담에서 민족 앞의 책임과 사죄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책임자 처벌, 사과, 재발방지 등의 주장은 남북관계의 현실과 남북 당국 양측이 처한 정치적 상황을 각각 감안하면 그야말로 내부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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