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블레어 총리는 '푸들'

영국민들은 12세기 십자군 원정을 이끌었던 리처드왕의 용맹을 기려 '사자왕'(Lion Heart King)이라 부르며 지금도 존경을 한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과거 YS재임시는 '학(확)실히…', '갱(경)제…'등의 진한 경남 사투리로 YS의 빗나가는(?) 통치를 비아냥 대기도 했다.

어느 시대이든 국민들은 직설적으로 때로는 은유적인 방법으로 통치자를 비웃고 또 칭송해왔던 것이다.

▲김용갑(金容甲)의원이 1일 서해(西海)도발 사태와 관련 현 정권을 '친북 좌파적'이라고 공격했다가 문제가 되자 취소한것이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2000년 "민주당이 조선 노동당 2중대냐"고 직격탄을 날렸고 지난해에도 현 정권은 친북좌파 정권이라고 발언했다가 문제가 커지자 그때마다 취소했었던 것이다.

이쯤되면 비록 뒤끝이 시끄럽지 않게끔 취소는 했을망정 보수 정객인 김의원의 주장하는 바는 명백한것이 아닐까. 아무리 봐도 그는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면서 현 정권의 햇볕정책에 강력하게 항변하는것만 같다.

▲이에비해 영국의 팝 가수 조지마이클의 토니 블레어 공격은 보다 격렬하고 신랄하다. 블레어 총리가 부시 미국대통령에게 지나치게 협조적인 점을 비꼬아 '착한 강아지 착한 강아지야 그(부시 미대통령)를 위해 뒹굴고 있네…'라고 하나하면 '토니가 미국에 있는 동안 우리 한번 즐겨봐요, 모든게 다 괜찮을 거야…'라고 블레어를 부시의 푸들 강아지에 비유, 마구 조롱하고 있다.

게다가 한술 더 뜨 블레어 총리의 부인을 유혹하는 내용의 뮤직비디오까지 내놓고 있으니 이쯤되면 정치적인 항변 이상의 모욕적인 인신공격에 진배 없다.

▲토니 블레어 총리가 지나치게 부시에게 고분고분하다는 사실은 자존심 강한 영국인들에게는 참기 어려운 모욕이었다. 그래서 많은 영국의 지식인들은 블레어 총리를 두고 이미 '미국의 푸들 강아지'라고 비아냥대 왔던 것이다. 보다못해 저명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에 대한 블레어 총리의 관계는 동반자인가 아니면 푸들인가'라는 기묘한 표제의 기사마저 게재했던 것이 저간의 사정이다.

▲어쨌든 마이클은 이처럼 블레어 총리에게 못견딜 수모를 안기고도 되레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알려주기 위해서 그랬다"고 큰소리라니 조금은 어리둥절 해진다.

아무튼 마이클이 우리나라에 태어나서 우리의 햇볕정책을 지켜보고 서해(西海) 교전으로 아무 잘못없는 꽃다운 청년들이 스러져 가는 것을 봤더라면 과연 무슨 노래를 부를는지…. 만감이 교차한다.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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